창해 푸른 물굽이 짙다
멀리 책성별이 지고
떨어지는 유성 아래
빛나던 왕조가 지고
옛 성을 혼자 돌던
순라 횃불도 졌는데
아아 누가 이 밤에 돌알 깎는 소리
캄캄한 빛을 쪼아
칠흑 하늘에 박는가
`물미해안에서 보내는 편지`(2005)
이 시에 나오는 빛나던 왕조는 바로 대제국 `발해`를 지칭한다. 발해의 흔적을 찾아 그것을 되살리려는 시인의 의욕이 대단하게 느껴지는 작품이다. 비록 왕조는 스러졌으나 돌 깎는 소리는 푸르게 살아있다고 믿는 시인의 의식 심층에 발해는 살아있다. 캄캄한 빛을 쪼아 칠흑의 하늘에 박는 발해는 살아있는 것이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