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이다. 식목일과 한식(寒食)을 넘기고 오는 5월 5일이면 여름이 시작된다는 입하(立夏)지만 전국은 여전히 겨울이다. 일조량부족으로 시설채소농가들이 아우성을 치고 있는 상황에서 강풍주의보가 계속되고 예년에 비해 최고 7도 이상 낮은 저온현상을 보이는 등 `봄철`에 `철`이 없다. 섬 관광객이 격감하고 한창 바빠야 할 농촌은 여전한 겨울이다. 출어를 못한 어선들로 수산물값이 폭등하고 유통가는 봄단장을 마친지 오래지만 개점휴업상태다.

전국에 한파… 의성 등 영하로 `뚝`

14일 전국 대부분 지역의 아침 최저기온이 5도 이하로 내려가고 일부는 영하권까지 떨어졌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까지 주요 도시의 최저기온은 서울 1.2도, 인천 3.3도, 수원 1.6도, 춘천 영하 0.2도, 강릉 1.6도, 대전 0.5도, 전주 0.6도, 광주 3.1도, 대구 3.0도, 울산 2.8도, 창원 2.0도, 부산 2.7도, 제주 5.1도 등이다. 평년에 비해 4~7도 낮은 수준이다. 경북 의성은 영하 3.5도를 기록하는 등 남해안을 제외한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물이 얼어붙었다.

대구기상청 관계자는“차가운 시베리아 고기압이 확장하면서 우리나라에 한기가 유입됐고, 밤에 지표면이 냉각되면서 온도가 심하게 떨어졌다”며 “당분간 쌀쌀한 날씨가 이어지다가 18일 6도, 19일 10도 등 주말께부터 한파가 풀릴 것”으로 내다봤다.

울릉도 여객선 운항중단… 관광객 격감

14일 현재 울릉도 여객선 운항이 이틀째 중단되고 있다. 울릉군에 따르면 14일 현재 울릉도를 찾은 관광객은 2만1천71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3만5천511명보다 무려 1만3천801명이 줄었다. 올들어서만도 기상악화로 39일간 여객선이 출항하지 못했으며 특히 3월에만 12회나 운항이 중단됐다. 관광객들도 격감해 지난 10년 동안 3월 관광객은 지난 2001년 6천474명으로 가장 적었고 올해 3월 7천479명으로 두번째를 차지했다.

출어포기 어민들 울상… 채소가도 폭등

포항해양경찰서에 따르면 이달 들어 풍랑주의보는 2일과 7일, 12~13일, 14~15일(예정) 등 모두 4건으로 총 6일동안 발효되거나 진행 중이다. 강풍을 동반한 추운 날씨가 이어지자, 동해안 남부지역 어획량 역시 격감하고 있는데, 경주시수협의 경우 올해 14일 현재까지 총 어획량 및 위판액은 3천788t·80억9천만원으로 전년동기 6천800t·115억5천100만원보다 어획량은 44.3%, 위판액은 30%가량 감소했다.

때문에 갈치가 1마리(냉동,330g)에 5천500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67%가량 오르는 등 서민 식탁의 단골 메뉴인 갈치, 고등어, 주꾸미 등 생선값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무섭게 치솟고 있다.

채소가격도 폭등하고 있는데 이날 포항농협 채소공판장에 따르면 이날 경매가격은 배추 3kg 4천500원, 무 2kg 1천200원, 상추 1kg에 4천원이다. 이는 지난해 배추 3kg에 평균 3천원, 무 2kg 800원대와 비교하면 무려 15% 이상 오른 것이다.

일조량 부족 농촌은 아직도 겨울잠

봄철 잦은 강우와 저온 현상으로 농작물의 생육이 지연되고 볍씨 파종과 논갈이 등이 1주일 정도 늦어지고 있다. 상주의 경우 올들어 현재까지의 강우량은 예년 81mm에 비해 195mm 정도로 100mm 이상 많은데다 기온도 평균 2도 이상 낮아 사과, 배, 포도 등 과수는 개화기가 5~7일 정도 늦어지고 있으며 보리, 호맥 등 사료작물과 채소류도 저온과 습해는 물론 일조량 부족 등으로 생육이 부진한 상태다.

경북도내 여타의 지역 또한 볍씨 파종과 논갈이 등 전반적인 농작업 역시 1주일 정도 늦어지고 있다.

`봄상품 판매 실종` 유통가 개점휴업

롯데백화점 포항점의 봄 신상품 의류 판매 매출은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5% 이상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마트 이동점 역시 여성 캐주얼 의류는 지난해보다 3.5%, 남성의류는 15% 이상 매출이 감소했다.

이마트 이동점 관계자는 “날씨영향으로 의류는 물론 냉방기 예약판매도 지난해보다 50% 이상 감소했다”며 “현재 매장 곳곳에 여름상품 입고가 시작됐는데 연일 저조한 기온으로 여름장사까지 영향을 받는게 아닌가 걱정이다”고 말했다. /곽인규·김두한·신동우·김남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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