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라드 타이틀로 스페셜 음반 발표

“데뷔 8년간 많이 다치면서 컸다는 느낌이 들어요. 상처에 굳은살이 박이면서 비로소 성인이 됐죠. 가장 큰 상처는 저 자신의 나약함이었어요.”

스페셜 음반 `백 투 더 베이직(Back to the basic)`을 7일 발매하는 배우 겸 가수 비(본명 정지훈·28)는 5일 여의도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음반 제목처럼 초심으로 돌아갔다고 강조했다.

그는 “연예인이라는 직업으로 평생을 살려면 절제하고 감춰야 할 것이 많다”면서 “그걸 이겨내고 극복해야할 때는 손을 놔버리고 싶어 흔들렸다. 요즘 아침마다 거울 보는 버릇이 생겼는데 눈을 보며 최면을 건다. 나 자신의 나약함을 이겨내면서 한 차원 더 발전했고 강한 남자가 됐다”고 말했다.

마음가짐은 처음 데뷔하던 순간으로 돌아갔지만 그의 음악과 이미지는 변화를 추구했다. 화려한 퍼포먼스를 내세운 댄스곡 대신 직접 쓴 발라드곡 `널 붙잡을 노래`를 타이틀로 내세웠다. 또 강한 남성의 이미지로 채웠던 음반 재킷에는 단발머리에 아랫눈썹을 붙인 중성적인 비가 담겼다.

“타이틀곡이 발라드여서 의외였을 겁니다. 비라는 이름으로 댄스곡을 주로 보여줬는데, 가수라면 변화가 필요했고 그게 대중에 대한 예의라고 생각했죠. 자극적인 모든 치장을 빼고 담백하게 나오고 싶었어요. 이 곡은 2년 전 만들어둔 곡으로 빨리 보여주고 싶어 몸이 근질근질했어요.”

그는 트레이드 마크인 퍼포먼스를 기대하는 팬들을 위해 또 다른 자작곡 `힙 송(Hip Song)`을 후속곡으로 정했다. 두 곡을 통해 듣는 귀와 보는 눈이 즐겁도록 할 것이라는 복안이다.

아이돌 그룹이 득세하는 시장에서 복귀에 대한 부담은 없을까.

“저는 가요계의 중추신경이에요. 제 위로 박진영, 양현석, 신승훈, 김건모 형이 있고 제 밑으로 아이돌 후배들이 있죠. 서로 시장이 다르다고 생각해요. 제가 멀리 보고 승부를 볼 곳은 아시아 시장과 미국이죠. 요즘 아이돌 그룹은 실력이 뛰어나니 그들이 제자리를 따라올 수 있도록 그 문을 열어줘야죠. 부담보다 동료들과 함께 즐기고 싶어요.”

그는 올해 가수와 연기자 사이를 오가며 활동할 계획이다. 천성일 작가가 쓰는 드라마 `도망자`(가제) 등 가을께 출연할 여러 시나리오를 놓고 출연을 고심 중이다.

이처럼 활동의 무게 중심은 한국에 두되 6월 일본 투어 등 아시아 활동도 계속된다. 세계의 중심은 아시아이고, 아시아 문화의 중심이 한국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는 미국 시장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그는 “할리우드 영화 `닌자 어쌔신` 프로모션 차 유럽, 미국, 아시아 등지를 돌며 `세상은 넓고 할 일은 많다`는 걸 깨달았다”며 “영화 촬영을 위해 8개월간 못 먹는 고통도 따랐지만 이 영화를 통해 액션 스타라는 호칭을 얻었고 내 얼굴도 알렸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 시장에서는 배우로 잘 풀리는 단계인데, 액션 스타라는 타이틀을 벗고 좀 더 유명해졌을 때 미국에서 음반을 내는 게 성공률이 높다”며 “미국은 생각보다 무서운 나라여서 말로만 진출한다고 음반을 냈다가는 큰코다친다. 시기보다 성공이 중요하다. 먼저 배우로 자리잡고 싶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천안함 침몰, 최진영 자살 등으로 사회적인 분위기가 침통한데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사회적으로 큰 사건이 많아 유감스럽고 하루빨리 모든 가족이 좋은 소식을 접할 수 있도록 많은 분이 노력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