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솔트레이크시티대회에 이어 이번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또 한 번 노 골드의 수모를 당한 일본이 이래서는 안 된다는 자성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아시아에서 스포츠 선진국을 자부하던 일본이 이 같은 목소리를 내는 것은 이번 동계올림픽에서 한국은 금 6개, 은 6개, 동 2개로 종합 5위로 도약했고 중국이 금 5개, 은 2개, 동 4개로 7위를 차지한 반면 일본은 은 3개, 동 2개로 20위에 머물렀기 때문이다.

보도에 따르면 마이니치, 산케이, 아사히신문 등 일본 언론들은 지난 1일 자 사설에서 한국과 중국의 약진을 내세우며 `한국과 중국이 어떻게 강해졌는가를 겸허하게 배울 필요가 있다`,`한국과 중국에 비해 일본의 활약이 부진하다`,`이번 올림픽뿐 아니라 동계올림픽 통산 메달 수에서도 한국과 중국에 일본이 뒤지고 있다.`라는 등의 내용을 보도하고 한국과 중국처럼 정부차원의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일본의 이 같은 반응은 과거 쇼트트랙에만 의존했던 한국이 이번 대회에서 스피드스케이팅과 피겨스케이팅까지 금메달 영역을 확대해 세계적인 빙상 강국으로 우뚝 섰고 중국은 한국의 텃밭이던 여자 쇼트트랙에서 4개의 금메달을 쓸어 담으며 급부상한 것이 자국과 비교돼 한국과 중국이 어떻게 강해졌는가를 겸허하게 배울 필요가 있다고 자성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1998년 나가노대회에서 금메달 5개, 은메달 1개, 동메달 4개를 따내면서 동계올림픽 강국으로 떠올랐던 일본이 동계올림픽에서 추락하는 것은 경기침체로 기업들의 선수 육성과 지원시스템이 붕괴된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특히 일본은 이번 대회를 통해 선수들의 활약은 국민에게 자긍심과 활력을 불어넣어 주는 만큼 금메달을 경시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알았기 때문에 한국과 중국을 배워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는 것이다.

그리고 최근 일본 언론들이 변하고 있다는 점도 중시해야 할 점이다. 야구배트 한 자루 들고 일본프로야구에 뛰어든 이승엽을 두고 그 당시 일본 언론들은 냉담했다. 그렇지만, 이승엽이 실력으로 홈런을 두들기자 이를 격찬했고 최근 지바 롯데에 입단한 김태균에 대해서도 연일 대서특필 하는 모습들이 일본언론도 실력 앞에는 어쩔 수가 없는 모양이다.

저작권자 © 경북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