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을 뺀 새 두 마리
꽃만 보네 흰 꽃자리
금세 흰 눈 앉을 텐데
가지를 사이에 두고
꽃만 보며 SeeSaw SeeSaw
한눈 한번 먼저 주면
한 세상이 기우뚱
오래 망설이는 건
오래 외로웠기 때문?
왜 이리 더딘 걸까!
푸른 밤 흰 자두꽃
`시안` 2009년 봄호
무변광대한 우주의 시간을 가늠하는 것이란 얼마나 어리석은 것인가. 시인은 꽃 핀 나뭇가지에 앉은 새 두 마리의 자잔한 움직임을 보면서 그 잠깐 머무르는 시간 속에서 오랜 외로움과 기다림의 시간을 본다. 며칠 피었다 지는 꽃을 보면서 더딘 시간을 느끼는 것은 시인의 스쳐지나버리지 못하는 사물과 현상에 대한 깊은 사랑이 배어나온 심미안 때문이 아닐까.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