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와 달을 따라가다가

도저히 따라잡을 수 없어서

돌아서 가요

해가 돌아가는

달이 돌아가는

그대가 돌아가는

서쪽

도대체 돌아가는 길은 왜들 西쪽인가요

해와 달이 떠오르는 거기라서

그대도 나에게

해로 달로 떠오르나요

가도가도 줄곧 달아나는 서쪽으로

가고 있는 그대에게 닿으려면

동쪽으로 가는게 질러가는 거라고

지구는 둥글어서

가다보면 반드시

마주치게 될 테니까요.

`현대문학` 2009년 1월호

유안진 시인이 쓴 `현대문학`의 사랑시 시리즈에 포함된 연시다.

서쪽이라는 방위에는 늘 눈물이 묻어있다.

서쪽은 죽음, 이별, 먼 기다림 같은 정서를 품고 있다. 그것이 우리네 보통의 인식이다.

이것은 불교 탓도 있고 우리민족의 정서 영향도 있다.

西는 쇠(金), 오색으로는 白色이며 五常으로는 옮음, 五時로는 가을(秋), 동물로는 白虎이며 女性을 상징하는 방위이다.

시인은 서귀포를 출렁이는 그리움이며, 그 그리움으로 견디는 목마른 사랑, 간절한 기다림의 이름으로 부르고 있다.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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