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은 4일 당직개편을 통해 친이계 의원들을 앞세운 지방선거 준비체제를 꾸려 향후 지방선거 공천을 둘러싸고 친이·친박진영간 힘겨루기가 펼쳐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방선거 실무를 책임질 한나라당 사무총장에 임명된 정병국 의원은 “이번 선거에서 우리가 승리를 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원칙있는 공천이라고 생각한다. 가장 깨끗하고 투명하게, 또 원칙을 가지고 능력있는 사람을 공천하게 된다면 당도 화합할 수가 있고 또 국민들로부터도 사랑을 받고 심판을 받을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원칙, 능력, 화합 등이 이뤄져야 한다니 모두 맞는 말이다. 아니 너무나 당연한 말이다.

6.2지방선거를 어떻게 치를 것인가를 생각하고 전략을 짜는 지방선거기획위원장에는 친이계 실세로 불리는 정두언의원이 임명됐다. 정 의원 역시 취임인사말을 통해 “선거의 전략 세 가지중 첫 번째 당의 화합, 두 번째는 정말 경쟁력 있는 후보 공천하는 것, 그리고 세번째는 정부가 선거에 도와줄 필요는 없고 방해만 안했으면 좋겠다”말했다. 당의 화합이나 경쟁력 있는 후보를 공천해야 한다는 대원칙은 정 사무총장과 같고, 마지막 세번째 정부 이야기는 지난 해 있었던 재보궐선거때 노동법 입안과정과 김제동 사건 등이 선거에 악영향을 미쳤던 일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 의원은 이어 “선거기획, 전략을 얘기하는데 저는 최고의 전략은 상식이라고 생각한다.상식보다 더한 전략은 없다.”고 말한 뒤 “우리가 상식도 못해서 문제”라고 꼬집었다. 문제는 이들이 자타가 공인하는 친이계 실세들이란 점이다. 당연히 친박계 진영의 불만이 적지않다. 이렇게 되면 지방선거에서 공천을 받지 못한 상당수 후보들이 또 다시 친박계란 이름을 걸고 지지를 호소하는 꼴이 나올 수 있다. 한나라당이 `두나라당`모양새를 보이고 있는 것이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지역 민생을 책임질 광역 및 기초단체장과 의원들을 뽑는 지방선거에서 편가르기 공천은 하지 않기를 바란다. 이번 지방선거는 나라경제보다 더 어려운, 지역경제를 살리는 데 앞장 설 인재를 뽑는 선거다. 내편 네편을 가릴 게 아니다. 내 고향 내 고장을 위해 사심없이 일할 인재를 공천해주길 거듭 당부한다. 그래야 97년 창당 이래 13년의 역사로 대한민국에서 가장 오래된 집권여당임을 자랑하는 한나라당의 수명도 더 길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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