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순수해서 오히려 황당한 SBS TV 월화극 `별을 따다 줘`(극본 정지우, 연출 정효)가 안방극장에서 조용히 인기를 끌고 있다.

`별을 따다 줘`는 `추노`와 `공부의 신`이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새해 안방극장에서 소리소문없이 시청률이 상승, 어느덧 KBS 1TV `뉴스 9`을 위협하고 있다.

26일 TNS미디어코리아에 따르면 `별을 따다 줘`는 7회가 방송된 전날 시청률 16.8%를 기록했다. 같은시간에 방송된 MBC TV `뉴스데스크`(7.9%)를 배 이상 앞섰고, KBS 1TV `뉴스 9`(17.8%)은 1% 포인트 차로 추격했다. KBS 2TV `위기탈출 넘버원`은 10.3%였다.

`별을 따다 줘`의 이 같은 시청률 상승 추이는 전작인 `천사의 유혹`과 닮았다. `별을 따다 줘`는 지난 4일 10.9%로 출발한 이래 조금씩 시청률이 상승 중인데, `천사의 유혹` 역시 10.3%에서 출발해 시청률이 서서히 상승하더니 10회 만에 KBS `뉴스 9`을 따돌렸다.

`선덕여왕`을 피하기 위해 드라마를 오후 9시대에 편성한 SBS의 전략이 `천사의 유혹`에 이어 `별을 따다 줘`에서도 성과를 내고 있는 것. `별을 따다 줘`의 시청률은 뒤이어 오후 10시에 방송되는 SBS `제중원` 보다 높다. SBS는 “이 같은 추세라면 곧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별을 따다 줘`의 인기가 더욱 주목되는 것은 막장 요소 없이 거둔 성과이기 때문이다. 전작인 `천사의 유혹`이 온갖 음모와 복수로 범벅이 됐던 것과 달리, `별을 따다 줘`는 세상에는 없을 것 같은 동화 같은 이야기로 관심을 받고 있다.

어느 날 갑자기 부모를 잃고, 다섯 명의 어린 동생들과 함께 길거리에 나앉게 된 진빨강(최정원 분)의 이야기를 그린 이 드라마는 진빨강 남매가 살아남으려고 몸부림 치는 모습과 그런 그들을 통해 사랑과 가족의 의미를 알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조명한다.

진빨강이 동생들을 몰래 강하(김지훈)의 집에 들인 후 그들의 존재를 숨긴 채 입주 가정부로 취직한 것이나, 갓난 막내 동생을 업고 다니며 궂은 일을 하는 것 등은 황당한 설정이지만 드라마는 이러한 모습을 코믹하면서도 사랑스럽게 그리고 있다.

하늘을 원망해야 할, 출구가 안 보이는 어처구니 없는 상황에서도 이들 남매가 세상을 미워하지 않고 순수함과 진심, 사랑으로 하루하루를 살아나가고, 그런 모습이 냉혈한 강하를 비롯해 주변 사람들을 변화시켜나가는 과정이 흥미롭게 펼쳐지고 있다.

시청자들은 드라마의 홈페이지 게시판 등을 통해 `아기자기해서 훈훈하다`, `착한 드라마다`, `신선하다`, `따뜻하다` 등의 평가를 내놓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