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에서도 여성 알코올 중독자가 해마다 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여성들의 음주가 일반화되면서 술에 의존해야만 일상생활을 할 수 있는 40~50대 가정주부가 상당한 많다고 한다. 이들은 남편·자녀 등과의 잦은 갈등 때문에 극단적으로는 이혼이나 가출·자살 등을 일삼아 `가정 파탄`의 주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또 부부관계 악화는 물론 가정폭력까지 일으켜 사회적인 문제로 드러나고 있어 여성 음주의 심각성을 더해주고 있다.

포항알코올상담센터에 따르면 올 들어 11월 말까지 알코올 중독 상담은 600건으로 지난해보다 1.6배가량 증가했지만 여성 알코올 중독 상담은 78건으로 지난해보다 2배 늘었다. 여성 상담자의 70%가 부부간, 가족 간 대화 단절 등으로 소외감에서 오는 우울증이 주원인이라고 한다. 특히 40~50대 주부들은 남편이 가정과 자신에게는 무관심으로 일관하면서 `밥 줘` 등 필요한 말만 해 대화가 단절되고, 아이들은 다 컸다며 밖에서 친구들과 보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자신은 이제는 가족에게 필요없는 존재라는 생각에 상실감을 겪게 된다고 한다.

문제는 여성 알코올 중독자 사회적 편견 때문에 치료를 받지 않고 집안에 머무르는 경우가 많아 충동자살에 더욱 노출되기 쉽다는 것이다. 술을 몰래 마시고 폭력 등 겉으로 드러나는 행동을 하는 경우가 적어 남성 알코올 중독자보다 심각성을 알아차리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린다. 우리 주위에 알코올 중독자가 있다면 가족 등 주변 사람들이 항상 관심을 두고 지켜보면서 이른 시일 안에 상담·치료를 받게 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여성은 알코올 분해효소 활성도가 낮아서 우울증에 걸리는 확률이 높아 종합적이고 전문적인 치료와 함께 가족 구성원들의 각별한 관심이 필요하다.

이 세상에 술로 해결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지속되는 경제불황에 고용불안까지 겹쳐 많은 스트레스를 받고 살아가지만 힘들고 외로울 때 의지할 곳은 가족의 사랑과 관심밖에 없다.

연말을 맞아 각종 모임 등으로 바쁘지만 사회의 뿌리인 가정이 술 때문에 흔들려서는 안 된다. 2010년 새해도 이제 4일 정도 남았다. 다가오는 경인년에는 가족과의 대화 시간도 늘리고 스킨십을 자주 해 행복이 숨 쉬는 건강한 가정을 만들어 보자. 건강한 가정이 건강한 사회를 만들기 때문이다.

저작권자 © 경북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