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가 그동안 독주해 오던 후판·열연강판 등 국내 핵심 철강재 시장에도 현대제철, 동부제철 등이 잇따라 가세하면서 서서히 경쟁체제가 도입되고 있다.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은 내년 1월 중순께 고로제철소 가동을 통해 뽑은 쇳물로 만든 자체 슬래브를 이용, 후판을 생산할 예정이다.

현대제철의 당진 후판 생산공장은 연산 150만t 규모이며 내년 1월 가동될 현대제철의 고로제철소 1기는 연산 400만t 규모를 갖추고 있다.

현대제철의 진출로 국내 후판 시장은 기존 업체인 포스코, 동국제강을 비롯한 3강 구도를 형성하게 됐다.

이에 따라 물량 부족에 시달리는 국내 조선, 건자재, 중장비, 기계류 업체들의 후판 물량확보에도 기여할 전망이다.

지난해 국내 후판 시장규모는 연간 1천500만t으로 추산되며 이 가운데 700만t을 일본과 중국 등지에서 수입해왔다.

올해엔 조선업계 불황 등으로 후판 수입 물량이 500만t 정도로 줄어들 전망이지만 여전히 국내 제조업체들은 후판 공급부족 현상에 시달리고 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국산 후판은 납기가 안정적이고 품질이 우수할 뿐 아니라 최근 엔고 현상에다 중국 위안화 평가절상까지 되면 가격경쟁력까지 확보하게 된다”며 “연간 500만~700만t에 이르는 제품을 수입하는 국내업체들의 물량 조달에 숨통이 트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후판의 경쟁구도 형성은 국내 조선산업 등의 글로벌경쟁력 향상에도 일조할 것으로 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열연강판 분야에서는 포스코의 독주체제 속에 현대제철이 경쟁구도를 형성하고 있으나 동부제철이 참여하면서 새로운 3각 구도가 형성되고 있다.

동부제철은 지난달 당진 공장에서 연간 300만t의 열연강판 생산체제를 갖추고 국내외에 제품을 공급하기 시작했다.

지난 7월부터 일부 공장을 가동한 동부제철은 시제품 생산(일명 핫 런) 상황에서도 국내 강관·형강·건자재·조선 등 80여 업체에 제품을 공급했으며 지난 9월 말에는 베트남지역에 첫 해외 판매를 개시한데 이어 아시아, 중동, 미주, 대양주 등 10여개국에 제품을 수출하기 시작했다.

특히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은 당진의 전기로 제철공장을 확대해 연간 1000만t 이상으로 생산물량을 늘리겠다고 밝혀 열연강판 시장의 경쟁구도가 본격 자리잡을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대일 무역역조는 주로 철강재시장에서 발생하며 특히 후판과 열연강판이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며 “국내 공급업체 다변화는 대외가격 협상력에 현실적인 도움이 될 것”으로 평가했다.

/권종락기자 kwonjr@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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