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픈 어머니 모시는 일 무슨 자랑거리가 되나요”
암과 싸우는 남편도 정성껏 간호해 회복 … `현대판 심청` 칭송

【영주】 “병든 부모 모시는 일이 자랑거리가 되나요,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 생각합니다.”

16년째 뇌졸중으로 병석에 누워 있는 노모를 정성껏 모셔온 노순남(영주시 풍기읍 동부2리·45)씨가 지난 수개월째 거듭된 기자의 취재 요청에 1일 어렵게 꺼낸 첫 말이다.

노씨는 16년 전 친정어머니 안삼식(71)씨가 55세의 나이에 쓰러져 반신마비 등으로 병석에 누운 뒤 노모의 손발이 돼 정성껏 모셔오고 있어 그동안 주위로 부터 `효녀 순남이`로 불리워 왔다.

노씨는 노모의 병환 중 남편이 임파선 암으로 투병하게 되는 바람에 이중의 어려움을 겪었으나 지극 정성으로 두 사람 모두 뒷바라지 해 결국 병세가 크게 호전되면서 정상 생활에 이르게 했다.

하지만 노씨는 이 과정에서 자신이 운영해 오던 식당을 처분해야 하는 어 려움으로 경제적 궁핍 마저 이중고가 됐지만 오직 가족에 대한 사랑을 바탕으로 극복해 왔다.

노씨는 “20대 후반 닥친 어머니의 병환과 남편의 암투병은 어린 나이에 감당하기 어려운 시련이었다”며 “한때 차도가 없는 병세에 생에 대한 자신감을 잃어 눈물로 보낸 시간도 많았다”고 회상했다.

노씨는 “하지만 자식의 도리를 저버릴 수 없었고 부모님이 제게 보여준 지극한 사랑과 은혜에 조금이라도 보답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며 “지난 세월을 돌아보면서 너무 당연한 의무를 힘들게 생각했다는 후회감이 든 뒤에는 앞으로 더욱 노력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들었다”고 겸손하게 말했다.

노씨의 효성을 주위에서 지켜본 권모(47)씨는 “노씨가 보여준 효심과 가족에 대한 사랑은 부모와 배우자에 대한 공경심이 사라져 가는 현세대에 귀감이다”며“부모님을 모시고 사는 나 자신을 뒤돌아 보게하는 표본이 돼 노씨의 효성에 머리가 숙여진다”고 말했다.

/김세동기자 kimsdyj@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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