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에서 받는 스트레스로 수년간 지속된 불면증 때문에 업무는 물론 대인관계까지 어려워져 결국 회사를 그만두겠다는 20대 중반의 여성 지인이 있다.

병원에서 진료를 받아 약을 써 보라고 권해 보았지만, 이 정도면 약을 이용해 치료해 봄직도 하다. 그러나 약을 사용하더라도 원칙을 지켜 사용하고 또 약을 알고 사용할 필요가 있겠다.

최근 건강보험공단이 2001년부터 지난해까지 건강보험 진료비 지급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수면장애 질환의 실제 진료환자는 2001년 5만1천명에서 지난해 22만8천명으로 연평균 23.8%씩 늘어난 것으로 보고하고 있다.

▲단순한 수면부족이 불면증으로 이어져

바쁜 일상으로 인한 수면부족 현상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로 인해 세계 3위의 수면부족 국가로 분류된 우리나라는 성인의 96%가 권장 수면시간에 턱없이 모자라는 잠을 자며, 하루 수면시간이 4~5시간에 그치는 비율도 21%에 이를 정도라고 한다. 또 우리나라 국민의 73%가 수면장애를 경험하고 있다는 통계도 있다. 수면부족을 단순히 개인의 생리현상만으로 생각하고 방치할 일은 아니다. 수면부족 현상이 병적인 불면증으로 이어지며 이러한 불면증은 또 심각한 비용을 유발하는 사회적 문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도 안 되면 약을 써야

불면증이란 어쩌면 수면 공포증일 수 있으므로 잠이 부족해도 염려할 것 없으며, 약을 당장 복용하기보다는 숙면에 도움이 되는 음식이나 건강한 수면습관을 기르는 방법을 이용하라고 많은 전문인이 권한다. 그러나 수면장애로 인해 일주일에 한 시간도 제대로 잠을 못 잘 정도로 고통을 겪는 사람이나 `잠이 안 와 미쳐버릴` 정도라면 약을 사용해야 할 것이다.

▲약을 써야 한다면 원칙을 지켜야

수면제를 써야 한다면 4주 미만 단기간 사용하는 것을 원칙으로 해야 한다. 근년에 새로 개발된 수면제는 과거에 비해 의존성과 내성이 어느 정도 개선됐다고 하지만 수면제를 6개월 이상 장기간 사용할 경우에는 담당 의사나 약사와 반드시 상의해야 한다. 대부분 약이 습관성과 내성을 가지고 있으며 독성이 있어 다량사용하면 호흡마비로 인한 사망에 이르게 된다. 그리고 자고 나도 개운하지 않은 느낌이나 무력증, 어지러움, 운동 기능 저하 등의 공통적인 부작용도 가지고 있다.

▲일차적 불면증 치료약물

과거 수면약이라 하면 대표적인 약이 바르비탈계 약이었지만, 의존성과 호흡마비의 위험성으로 인해 1960년대 이후 벤즈디아제핀계 약물로 대체되고 있다.

벤즈디아제핀계 약은 불면증에 사용하는 일차적인 약으로 달마돔, 모가돈, 할시온, 세레피아 등이 있다. 이 약은 주로 불안증을 치료하는 약이지만 그 중 지속시간이 비교적 짧은 제제가 수면제로 사용된다. 이 제제는 적은 양으로 자연 숙면에 가깝게 수면을 유도하는 매우 효과적이면서도 안전역이 넓은 약이라는 장점이 있다.

▲효과 좋은 약 `졸피뎀`

벤즈디아핀계 약이 효과가 미약할 경우 이차적으로 사용하는 약으로 졸피뎀(졸피드 정), 조피크론(이모반) 등이 있다. 근이완이나 경련과 같은 부작용이 적으면서도 30분 이내에 숙면을 유도한 후 평온하고 만족스러운 자연생리수면을 그대로 유지시켜주는 약이다. 배설과 반감기가 짧아 낮 동안의 업무수행 능력에 지장을 주지 않고 쾌적한 주간활동을 보장해 주는 장점이 있는 약이다.

▲의사 처방 없이도 구할 수 있는 수면제

대부분의 수면제는 중독성이 있는 전문의약품으로 의사의 처방을 받아야 한다. 그러나 의사 처방 없이도 쉽게 약국에서 구입할 수 있는 수면제가 있다. 항히스타민의 일종인 독시라민(자메로정, 스리판정)이라는 약으로 신경과민 등으로 인한 불면 시 수면유도 및 진정을 위해 사용한다. 그러나 충분한 수면을 이루지 못하게 하는 단점이 있다. 12세 이하 소아에는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으며 구갈, 시야 장애, 배뇨곤란 등의 부작용이 있는 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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