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병렬동양렌탈(주) 영업이사
지난 5월23일 토요일 이른 아침 작은아이의 다급한 목소리에 귀가 번쩍 뜨였다.

“아빠!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서거했대.” TV가 있는 마루로 뛰어나왔다. 순간 뇌리에서 `나이도 젊고 평소 건강하던 사람이 갑자기 죽을 이유가 없을 터인데…. 이건 뭐가 있을 것이다.`라는 생각을 하면서 눈을 TV로 집중하던 차에 투신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그럼 그렇지…. 아까운 사람인데, 나라가 더 필요로 하는 사람인데, 더 살아있어야 할 아까운 대통령 한 사람을 잃었다는 생각을 하면서, 우리나라의 후진정치가 이런 아까운 사람을 이 지경으로 만들었다는 것이 뇌리를 떠나지 않아 못내 가슴이 후끈거렸다.

건국 이후 우리나라 최고의 권력자 10여 명이 경무대를 비롯해 청와대를 넘나들었지만, 초대 이승만 정권 때나 지금이나 별반 나아진 것이 없는 것 같다.

물러나면 무엇이 문제가 되어도 되었고, 그래서 본의 아니게 망명이나 교도소를 갔다 오는 것이 전례처럼 오늘날까지 행하여지고 있다.

우리 어른들은 통상 어린아이들이 문제를 일으키면 한두 번은 타이르고 용서를 하지만 되풀이 되면 엄벌을 주고 다시는 하지 못하도록 단단히 교육을 하고 있다. 집안의 어른이 가정을 지배하고, 나라의 지도자가 국가를 지배하는 세상이지만 어른은 물론이고 나라의 지도자조차 모범적이지 못하고 해서는 안 될 일을 반복한다면 우리 어른들은 자라나는 아이들 앞에서, 나라의 지도자는 국민 앞에서, 무엇을 이야기한단 말인가.

진정으로 참교육할 수 있고 대국민을 설득할 수 있단 말인가.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도 맑은 법이고 보면 우리나라의 정치판에 몸담은 지도자들부터 확 달라져야 할 것이다.

모든 분야가 발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데 유독 우리 정치판만은 시대의 흐름을 읽지 못하는지 과거에 얽매여 기득권을 놓치지 않으려고 몸부림치는 것 같아 정말 실망스럽기 그지없다.

누구나 공감하는 이야기지만 다시 한 번 힘주어 강조하고 싶다. “정치가 바로서야 나라가 산다”라고 말이다.

지금 이대로 정치판이 바뀌지 않는다면 세계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가 없을 뿐만 아니라 선진국으로 도약할 수가 없다. 건국 60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왜 이처럼 똑같은 전철을 왜 밟아야 하는가! 정말 국가적으로 불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지금부터라도 우리 정치판만큼은 시대를 앞서가는 출중한 인물과 도덕적으로 무장된 인물들로 채워져서 일등 국가를 만들어 가는 초석이 되어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의 반도체나, 조선, 철강, 자동차처럼 세계 최고의 국가를 만들어 갈 인물을 우리 국민이 찾아내고 만들어내야 할 것이다.

그나마 역대 대통령 중에서도 노무현 전 대통령은 국가와 민족을 위하여 많은 업적을 남기고, 무엇보다도 권위주의를 타파하고 인터넷으로 국민과 격의 없이 소통하는 아주 소탈한 성격의 소유자로 서민과 함께한 대통령으로 국민의 사랑과 지지를 최고로 많이 받은 분으로 기억된다. 그의 서거 후 전국적인 추모 열기만 봐도 감히 짐작이 되고 남을 것이다.

그가 퇴임한 지 1년 반도 채 지나지 않아 투신자살이라는 마지막 선택을 한 것은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매우 가슴 아픈 일이고 국가적 손실이 아닐 수 없다.

다시는 이러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정치권을 비롯한 우리 모두는 매사를 처리함에 심사숙고해야 할 것이다.

`역지사지`란 말도 있듯이 서로 헤아려주고 상대를 이해해주며 개성이나 약점까지도 감싸주는 것이 진정 한마음을 만들어가는 화합의 계기가 되지 않을까? 특히 정치권에서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해서 과거를 들춰 남의 허물을 찾기보다 강의 최 하류인 바다처럼 모든 것을 품고 포용해서 모두가 하나가 되는데 주도적 역할을 해 정말 모두가 주인인 한 덩어리, 한목소리로 힘 있는 국가를 만들어야 할 것이다.

그러면 만천하가 태평해질 것이고 최고의 국력도 만들어질 것이다.

정말 우리 정치가 바로 서서 국민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고 국민의 행복을 안겨다 줄 수 있는 지도자가 많이 나타나기를 진심으로 희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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