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이 27일 `조건 없는` 국회 등원을 전격 결정하면서 오는 9월 1일 예정된 정기국회가 정상개회될 것으로 보인다.

정세균 민주당당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행동하는 양심`, `깨어있는 양심` 이라는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의 유지를 받들고 민주주의 서민경제남북관계 등 3대 위기를 극복하고 언론악법 원천무효를 위해 원내외 병행투쟁을 전개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정 대표는 “원래부터 민주당은 원내외 병행투쟁을 말해왔었다. 정기국회를 포기한다는 말을 한 번도 한 적 없다”고 강조하면서 “향후 정기국회와 관련 원내대표단에서 (여당과) 협상을 시작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언론악법 원천무효를 위한 장외투쟁은 최종 무효로 결정이 날 때까지 현 상태를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정 대표는 장외투쟁 방식에 대해 “사퇴서를 국회의장에게 제출한 나는 원내 활동을 하지 않지만 나에게 사퇴서를 제출한 우리 의원들은 한 치의 착오 없이 원내 활동을 하게 될 것”이라며 주중엔 국회에서 주말엔 장외에서 미디어법 원천무효 투쟁에 임하는 방식을 설명했다.

하지만 이 같은 민주당의 등원 결정이 곧바로 쟁점법안과 각종 민생법안의 순조로운 통과로 이루어지지는 않을 전망이다.

민주당의 이같은 전격 등원 방침은 4대강 사업에 따른 민생예산, 미비한 신종플루 대책, 정부의 MBC 장악 움직임, 이상희 국방장관의 항의서한 파문 등 각종 현안 문제를 정기국회에서 국정감사 등을 통해 강도 높은 대정부 투쟁을 벌이겠다는 의도다.

당 일각에서는 미디어법 강행처리에 대한 여당의 사과 등을 (등원의) 전제조건으로 내세워야 한다는 주장도 있었으나, 지도부는 `무조건` 등원 방침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은 민주당의 등원 결정에 “늦었지만 다행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는 이날 오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빨리 여야가 머리를 맞대고 국회일정 등을 협의해 성과 있는 정기국회가 되길 바란다”며 이같이 말했다.

안상수 원내대표도 “정세균 대표가 등원을 결정한 것은 국민을 위해서도 다행이고 우리 정치를 위해서도 현명한 결단”이라며 “법에 규정된 국회 개원이 지금가지는 조건을 붙이는 등 잘못된 관행이 계속됐는데 이를 타파하는 큰 결단”이라고 평했다.

허태열 최고위원 역시 “하루속히 여야간 대화를 정상적으로 끌어가 국가적으로 중요한 과제이고 국민적 관심이 지대한 행정구역 개편문제와 선거제도를 포함, 국회 문제가 본격적으로 심도 있는 논의가 재개되길 기대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정기국회에서는 대정부 질문과 국정감사 일정 및 증인채택 문제, 내년도 예산안 협의 등을 놓고 벌써부터 여야간 지루한 공방이 예고되고 있으며, 올해 국정감사에서는 용산참사와 쌍용차 문제, 미디어법 강행 처리 등을 놓고 대립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이는 데다 예산안 협의 과정에서 4대강 살리기 예산 삭감 여부를 둘러싼 논란도 뜨거울 전망이다. 이와 함께 다음달 초 예정된 개각에 따른 인사청문회가 무더기로 열리는 데다 10월 재보선도 정기국회 개회 기간에 치러져 의사일정 협의에 난항이 예상된다.

/박순원기자 god02@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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