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대구 남구 봉덕동에서 10년 넘게 제과점을 운영하던 박모(45)씨는 가게 문을 닫을 수 밖에 없었다.

바로 길 건너편에 대형 브랜드 제과점이 2곳이나 생겼기 때문이다.

막대한 자금력과 화려한 인테리어를 앞세워 동네 상권을 잠식해오는 대형 브랜드 제과점들로 인해 동네 제과점들의 설 곳이 점점 없어지고 있다.

박씨는 “대형 브랜드 제과점들이 이렇게 구석진 동네까지 들어오리라곤 생각도 못했다. 더이상 가게를 운영 할 수 없어 가게를 내놓았지만 인수할 사람이 없어 걱정이다”고 말했다.

언제인가부터 소규모 제과점인 동네 빵집들이 하나 둘씩 없어지기 시작하더니 이젠 그 모습을 찾아 보기도 어렵다.

아파트 단지와 주택단지 등 사람들이 밀집해 있는 곳에는 온통 대형 브랜드 제과점들로 즐비하다. 그것도 이름이 다른 회사들이 줄줄이 붙어 영업을 하고 있다.

그나마 소규모 재래시장에나 가야 볼 수 있는 빵집이 된 것이다.

규모가 큰 재래시장에도 대형 브랜드 제과점이 잠식했기 때문.

현재 제과기술을 배우는 있는 대부분의 실습생들도 창업보다는 안정적인 대형 브랜드 제과점에 취업을 희망하고 있어 소규모 제과점들의 미래는 불투명하기만 하다.

대구 중구의 한 제과전문학원 관계자는 “10년전만 해도 창업을 위해 제과제빵기술을 배우려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지만 지금은 사정이 다르다”며 “10년전에 비해 소규모 제과점이 50%이상 줄었으며 앞으로도 많이 줄어 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현재 대구에는 400여개의 소규모 제과점들이 영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대형 브랜드 제과점으로 인해 동네 빵집들이 없어지는 것에대해 동네 빵집들도 전문성을 가지고 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대구 중구에서 30년 넘게 소규모 제과점을 운영하는 김모(58)씨는 “늘어나는 대형 브랜드 제과점들로 인해 고민을 하다 내가 제일 잘 만들고 사람들이 맛있다고 인정해 주는 팥빵만을 중점적으로 만들기 시작했다”면서 “지금은 많은 손님들이 팥빵을 사기위해 가게를 찾아주고 있어 매상걱정은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낙현기자 kimrh@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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