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판 없이 덕수동 옛 시청사 방치
1962년 `항구`로 지정 기념으로 건립
영일만 개항 맞춰 체계적 관리 해야

새롭게 자리매김하는 포항항의 역사를 상징하는 포항개항지정기념비가 포항시민은 물론 관광객들에게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채 방치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8일 개항을 앞둔 영일만항을 계기로 포항이 환동해 거점항으로 주목받고 있는 상황에서 지자체의 허술한 근대문화유산 관리 실태를 드러내는 단면인 만큼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

포항개항지정기념비는 덕수동 옛 시청사(현 포항시립 포은도서관) 화단에 세워져 있지만, 근처에는 기념비임을 알리는 표지판은 따로 없다. 때문에 이곳에 기념비가 있는지 조차 모르는 시민이 대다수인 상황이다.

이곳에서 만난 김현수(25·중앙동)씨는 “항상 이곳을 지나다녔지만, 기념비가 있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며 “겉보기에도 상당히 오래 돼 보이는데 이런 곳에 기념비가 그냥 있어도 괜찮은 것이냐”고 우려의 목소리를 나타냈다.

이 기념비는 지난 1962년 포항이 항구로 지정된 것을 기념하기 위해 1963년 3월1일 건립된 것이다. 포항시의 역사와 함께 긴 세월을 보내온 비석이 영일만항 개항과 함께 다시 주목받고 있지만, 기념비 이전은커녕 관리 및 홍보조차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

기념비 관리 여부에 대해 시 관계자는 “현재 도서관이 운영되고 있고, 기념비 역시 그곳에 있기 때문에 도서관에서 관리를 해야 하지 않느냐”며 책임 미루기에 급급한 듯한 인상을 남겼다.

이에 대해 이현숙(32·여)씨는 “포항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바다고, 항구인데 이런 역사적인 기념비를 마냥 내버려둘 수만은 없다”며 “시가 먼저 나서서 기념비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가 이뤄져야 한다. 또 포항 역사의 한 축이 될 수 있도록 새로운 영일만항으로 기념비를 이전하든지 도서관을 찾는 아이들에게 향토사의 한 자료로 사용될 수 있도록 안내판을 설치하는 등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고 주장했다.

/김남희기자 ysknh0808@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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