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관계법을 둘러싸고 여야가 본회의장을 점거·대치한지 6일째로 접어든 가운데, 여야간 몸싸움을 포함한 실력행사가 점점 다가오고 있다.

특히 한나라당은 민주당에 대안 제출을 요구하면서 19일 자정까지로 협상 시한을 정했으나 20일 오전·오후로 연거푸 변경, 사실상 협상 시한이 무의미한 상황이 됐다.

그러나 현재 한나라당은 6월 국회 마지막인 25일이 토요일인 것을 감안, 24일까지 연이어 5일 동안 본회의 소집 요구서를 제출해 언제든 본회의를 열 수 있는 상태. 게다가 외국에 나간 의원들까지 모두 불러모아 법안 처리를 위한 만반의 준비를 해 놓고 있어 민주당 역시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상황이다.

우선 민주당은 `당 대표 단식`이라는 초강경 카드로 맞대응을 실시했다. 여야가 극한 제1야당 대표가 단식농성에 돌입한 것은 2003년, 한나라당 최병렬 전 대표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측근비리 특검 거부에 항의하는 단식을 한 이후 처음.

20일 정세균 대표는 국회 당 대표실에서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와 최상재 언론노조 위원장 등의 방문을 받으며 단식 이틀째를 맞고 있다.

전날 오후부터 단식에 들어간 정 대표는 약간 초췌해진 모습으로 방문객들을 맞았지만 미디어법에 대해서는 여전한 강단(剛斷)으로 칼날을 세웠다.

그는 박희태 대표와 함께 방문한 한나라당 박순자 최고위원이 `MB악법 대신 차라리 HT(박희태)악법으로 바꿔 불러달라`고 하자 “MB정권이니까 MB악법이라고 하는 것이고 청와대 지시에 당이 하위개념으로 전락하니 그럴 수 밖에 없다”고 잘라 말했다.

언론노조 지도부를 맞아서는 “어떤 이들은 국민들이 언론악법에 대해 잘 모른다고 하는데, 실제로는 왜 정권이 이를 밀어붙이는지 잘 알고 있고 판단도 제대로 하고 있다”며 “이 때문에 우리가 이렇게 행동하지 않으면 안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반면, 박근혜 전 대표가 언론법의 직권상정에 대해 반대 입장을 표명한 한나라당은 박 전 대표의 발언에 대한 진화에 나서는 한편, 언론관계법의 최종안을 놓고 고심에 고심을 거듭했다.

다만, 언론관계법의 중요도를 감안할 때 반드시 이번 회기안에 처리해야한다는 입장.

안상수 원내대표는 20일 오전 의원총회에서 “언론 관계법을 통과시키는 것은 미디어 산업이 발전하고 일자리를 창출하며 많은 경제적 효과를 거둬 경제위기 극복에 도움이 되게 하는 것”이라며 여야 협상이 결렬될 경우 언론 관계법 강행처리 의사를 표명했다.

안 원내대표는 민주당에 대해서는 “민주당이 내놓은 안은 거의 언론 관계법을 하지 말자는 것과 같은 떼쓰기 주장에 불과하다”며 “진정한 안을 갖고 나와서 진정한 태도로 국민을 위해 협상을 제대로 할 수 있도록 하길 바란다”고 요구했다.

한편, 정치권에서는 24일을 마지막날로 봤을때 결국 23일께 `그 날`이 올 것이라는 추측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최대한 협상의 분위기 조성과 노력해 본 뒤 결국 안 될 경우 `국회 정상화`를 위해 이번 사태를 매듭질 수 밖에 없지 않겠느냐는 분석이다.

24일은 본회의 마지막 날로 자칫 지연될 경우 처리가 불가할 수 있어 23일이 될 것이란 주장이 더욱 힘을 얻고 있는 가운데, 여야의 극적 협상 타결을 바라는 각계 각층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박순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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