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을 복용하면서 복용시간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약 대부분은 식사시간을 기준으로 전후 30분에 복용해야 한다. 약은 복용시간에 따라 약효나 인체에 미치는 영향도 달라지므로 복용시간은 당연히 지켜져야 한다.

특히 최근 약효를 증가시키는 투약시간대와 부작용을 줄여주는 투약시간대가 있다는 연구결과가 있어 약물사용에 새로운 관심거리가 되고 있다.

▲대부분 식후 30분 복용

약의 복용시간은 대부분 식전, 식간, 식후 등과 같이 식사를 기준으로 복용하는 경우가 많다.

식사를 기준으로 하는 것은 식사시간 간격이 일정하며, 복용시간을 쉽게 기억하고, 위벽의 자극을 줄이기 위해서나 공복 시, 약의 흡수를 쉽게 하기 위해서 등의 이유 때문이다.

의사나 약사의 특별한 복약지도가 없을 경우에는 복약시간을 결정 하는 데 필요한 몇 가지 내용을 참고해 복용 자 스스로 결정해도 되겠지만 보통 식후 30분에 복용하는 것을 가장 많이 지도하는 편이다.

▲항생제는 정시 투여가 원칙

시간을 기준으로 약을 복용하는 경우도 있다. 돈복이라고 해서 진통제나 제산제의 투여와 같이 필요한 시기에 적당히 복용하는 방법과, 항생제와 같이 정확한 시간 간격에 따라 정시에 복용하는 방법도 있다.

이외에도 아침, 저녁을 구분해 복용하는 경우도 있다. 아침이나 저녁에 더 심해지는 증상 때문이기도 하지만 하루 중 분비되는 인체의 몇몇 호르몬이 분비되는 시간대에 따라 인체의 조건도 달라지기 때문이다.

인체호르몬은 감각신경을 예민하게도, 둔하게도 하며 병의 증상을 가볍게도, 나쁘게도 할 수 있다.

부신피질호르몬제와 진통제는 아침에, 성장호르몬은 낮에, 그리고 밤이 되면 증상이 더 심해지는 해소천식, 위장동통, 관절통, 가려움증(알레르기 약물), 발열 등에 사용하는 약은 저녁에 복용하는 것이 좋다.

▲약효가 증가하는, 부작용이 심해지는 시간대도 있다.

전신적으로 병의 증상을 지배하는 면역계의 인터페론, 내분비계의 코티솔(ACTH), 신경계의 엔도르핀 등 모든 생리인자가 24시간 바이오리듬을 타고 상승적으로 작용하는 시간과 휴식하는 시간이 있다.

따라서 하루 24시간을 주기로 약효가 가장 증가하는 시간과 가장 감소하는 시간이, 그리고 약의 독성이나 부작용이 가장 심한 시간대와 가장 약한 시간대가 있다.

또한, 약과는 관계없이 질병 상태를 치유하는 생리적 치유속도가 가장 빠른 시간대와 가장 느린 시간대도 있다.

이들 시간대는 리듬을 타고 주기적으로 변하며 이는 1930년대부터 입증돼온 생명리듬(바이오리듬) 현상이다.

▲세포독성 항암제의 투약시간

모든 생물은 손상된 DNA를 복구하면서 스스로 자기 병을 치료한다.

이러한 자연치료 작업과 약물 투여의 관계를 조사해 본 결과 저녁 6시부터 저녁 10시 사이에 투약하는 것이 항암 효과가 가장 강력한 것으로 즉, 암세포의 증상을 가장 강력하게 억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이 시간대는 약효는 강하나 독성은 더 유발돼, 약효도 적고 독성이 적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2시까지에 비해 무려 10배나 차이가 난다고 최근 미국 과학 아카데미 학술지에서 발표하고 있다.

▲야간 고혈압자는 저녁에 복용하는 것이 적합

생체리듬은 혈압강하제의 사용을 무조건 아침에 복용하는 것이라는 생각을 바꿀 필요가 있게 한다.

대부분 자는 동안에는 혈압이 낮보다 내려가지만 약 37% 정도는 밤에도 혈압이 내려가지 않는다.

이런 경우 24시간 작용 혈압강하제의 투여는 저녁에 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왜냐하면, 아침에 복용한다면 낮 동안의 혈압은 잘 내려주지만, 밤에 자는 동안의 혈압은 잘 내려주지 못한다.

따라서 야간 고혈압자는 아침 기상 시 혈압이 더 오르게 되며, 오전 일과 중 스트레스 등 덕분에 뇌졸중, 심장 마비를 일으킬 위험이 높다.

이 때문에 야간에 혈압이 높은 사람은 사망률이 10배, 합병증 발생률이 3배 이상이나 더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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