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과 결혼 `안동 새댁`으로 제2의 인생

“안동문화 해설 가능한 전문가가 되고 싶어”

이달부터 안동시청 지방계약직 공무원으로 임용된 중국 국적의 왕위(25)씨는 앞으로 진짜 안동 사람이 되고 싶다.

안동의 명소인 하회마을과 병산서원, 도산서원의 경치는 볼수록 좋고 지난달 2일에는 안동 사람인 남편과 결혼을 해서 `안동 새댁`으로 제2의 인생을 열어가고 있다. 그녀는 중국어와 한국어는 물론 영어에도 능통한 인재로 어학능력을 이용해 외교사절로 활약하겠다는 당찬 여성이다. 굴뚝 없는 산업이라는 관광산업의 성공을 위해 자신의 고국인 중국인 관광객 유치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 한국인과 결혼하고 한국의 공무원이 돼서 정착했다. 한국의 어떤 점이 좋은가.

▲ 한국은 어딜 가나 아름다운 경치가 그만이다. 특히 안동의 대표적 관광지인 도산서원과 하회마을의 경치는 볼수록 매력적이다. 사람들은 친절하고 예의가 바르며 인정이 넘친다. 아주 만족하면서 한국생활을 해 왔다.

-현재 일하는 안동시청 관광산업과의 업무는 어떤가.

▲아직은 업무를 배우고 공직사회의 분위기에 적응하는 단계이다. 한국어도 더 익혀야 하므로 단어장을 들고 다니면서 듣기와 말하기 연습에 집중하고 있다. 현재 연세대 대학원 석사과정에서 한국학도 전공하고 있다. 앞으로 중국어 통역과 번역 및 중국어로 된 안동 홍보물 제작 등 내가 할 일이 많을 것이다.

-결혼 생활을 시작한지 한 달이 조금 넘었다. 문화적으로 부딪히는 부분은.

▲ 남편과는 이미 5년 전 중국 동북사범대 국제정치학과 시절 만났다. 당시 교환학생으로 유학와 있던 남편을 알게 된 뒤 2006년 내가 동국대 교환학생으로 한국에 오면서 다시 만났다. 알고 지낸 게 오래됐고 서로 이해심이 많아 특별한 어려움은 없다. 비슷한 문화도 많이 있다. 다만 높임말을 구분하는 한국어를 아직 정확하게 구사하지 못해서 시댁 어른들 앞에서 민망한 경우에 처할 때가 있다.

-한국과 중국의 유교문화는 어떤 차이가 있나.

▲중국에는 공자나 맹자, 주자 등의 학문과 사상이 크게 보존돼 있지 않다. 나 역시 별 관심이 없었는데 오히려 한국학을 배우면서 공자 등의 유교문화를 더욱 깊이 접하게 됐다. 유교문화는 한국인의 정체성을 알기 위해 필수적으로 이해해야 하는 과제다.

-안동시청 공무원으로서 포부는.

▲안동의 유교문화와 중국 문화의 공통점을 찾고 안동을 중국에 알리는 데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 현재 안동을 찾는 중국인은 해마다 크게 늘고 있다. 이들이 안동을 찾아 관광하고 체험하는 데 나의 역할이 있을 것이다. 단순한 통역과 안내를 넘어서서 안동의 문화를 그들에게 이해시키는 게 중요하다고 본다. 다시 말해 관광객 안내는 물론 안동문화에 대한 깊이 있는 해설까지도 가능한 전문가가 되고 싶다. 중국인 관광객을 안동으로 최대한 많이 유치하는 것이 가장 큰 목표다.

/이임태기자 lee77@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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