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만의 윤달을 맞아 관련 시장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윤달에는 결혼시기나 출산일을 조정하는 풍습 탓에 예식·출산업계는 곤혹을 치르고 있는 반면, `윤달에 이장(移葬)이나 묘지단장, 수의(壽衣) 마련 등을 하면 집안이 평안하고 자손이 번창한다`는 속설 탓에 장묘업계는 단대목이다.

◆예식·출산업계 곤혹

윤달에는 인륜지대사인 결혼을 피한다는 전통적인 풍속으로 예식업계는 울상이다.

포항의 한 예식장 관계자는 “예년에 비해 결혼식 건수가 10~20% 가량 줄었다. 경기불황과 올해 일찍 찾아온 폭염 등의 영향과 함께 윤달까지 겹쳐 예식업계는 이·삼중고를 겪고 있다”고 말했다.

`윤달에 아이를 낳으면 좋지 않다`는 속설에 따라 지역 산부인과 병원들은 홍역을 치르고 있다.

음력 5월 윤달이 시작된 23일 이전까지만 해도 출산시기를 앞당기기 위한 문의가 쇄도했다. 병원측은 미숙아 조차 제왕절개를 통해 미리 출산하려는 산모들을 설득하느라 애를 먹었다.

◆장묘업계 호황

이장, 묘지단장, 개장유골화장, 수의 등 장묘업계는 때아닌 호황을 누리고 있다.

이장 전문업체들에 따르면 올해 이장 예약 건수는 예년에 비해 평균 3배가량 많아졌다.

업체 관계자는 “이장 예약건수가 급증하는 것은 윤달이 있는 해가 되면 어김없이 반복되는 현상”이라며 “수목장이나 자연장, 개장유골 화장후 납골당 안치 등의 문의건수가 쇄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화장장에도 이용객이 늘고 있는데 포항시립화장장 관계자는 “예년같으면 하루평균 8건이던 화장건수가 윤달이 시작되면서 10~12건으로 늘었다”고 말했다.

수의 및 납골당 관련업계는 최대의 호황을 누리고 있다.

`윤달에 수의를 장만하면 무병장수하고 자손이 번창한다`는 속설에 따라 명품 수의로 유명세를 타고 있는 안동포는 윤달을 맞아 대대적인 판촉행사에 돌입했으며 안동포 원료인 삼의 수확철이 겹치면서 농민들도 눈코뜰새없이 바쁘다.

`안동포마을`인 안동시 임하면 금소리 등 연간 55ha 정도의 삼을 재배하고 있는 안동포 주산지 주민들은 최근의 불경기로 어려움을 겪어왔지만, 윤달을 맞아 매출신장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안동삼베(대표 김규학)는 7월21일까지 자사 홈페이지에서 윤달을 맞이한 `안동삼베 수의 특별전`을 진행하고 있다.

김규학 대표는 “3년 만에 찾아온 윤달을 앞두고 국내산 명품 수의를 찾는 고객이 부쩍 늘어 예약 주문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장묘문화의 인식이 바뀌고 있는 요즘은 납골당 시장도 연일 매출이 늘고 있는 추세이다.

해인사에서 직접 운영하는 납골당인 해인사 고불암 무량수전 납골당과 영천만불사 납골당 등은 `윤달특별분양`으로 분주하다.

/이창형·이임태기자

■윤달= 음력 1년이 약 354일로, 양력 1년(약 365일)에 비해 11일 정도 짧아 이 차이를 메우기 위해 19년에 7번꼴로 윤달이 들어간다.

올해 윤달은 음력 5월에 이어 윤달 5월이 한 번 더 들어가는데 양력으로는 6월23일부터 7월21일까지다.

예로부터 윤달은 `썩은 달`이라고 하여, `하늘과 땅의 신이 사람들에 대한 감시를 쉬는 기간으로 그때는 불경스러운 행동도 신의 벌을 피할 수 있다`고 알려졌다.

이 때문에 윤달에는 조상의 묘를 이장하거나 수의를 하는 풍습이 전해 내려왔다.

저작권자 © 경북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