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급한 與 지도부 "대화할 준비돼 있어"
개혁신당 "단일화 선택지 아냐"

4·10 총선을 12일 앞둔 국민의힘에서 수도권 승리를 위한 후보 단일화 논의가 내부적으로 고개를 들고 있다. 수도권 등 격전지 곳곳에서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야권의 강세에 중도층으로의 외연 확장을 위한 전략인 셈이다. 하지만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 등 당 지도부는 정작 선을 긋고 있어 실제 성사될지는 미지수다.

국민의힘 장동혁 사무총장은 29일 여의도 당사에서 “경합 아니면 우세였는데 열세로 돌아선 곳이 여러 곳 있다”며 여의도연구원의 판세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장 사무총장은 “254개 선거구 전체는 아니고 170개 정도 선거구에 대한 여론조사를 마쳤다”며 “경합 지역, 아니면 우세였다가 열세로 돌아선 곳이 여러 곳 있어 전체 총선 판세 분석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이어 “경합 지역이 많기 때문에 끝까지 최선을 다하면 충분히 승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오히려 경합 지역이 많다는 분석을 보고 ‘끝까지 최선을 다해야겠다, 할 수 있다’ 이런 생각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장 사무총장은 그러면서 ‘선거 승리를 위해 (개혁신당과의) 후보 단일화 가능성이 열려 있나’는 질문에 “선거에 승리하기 위해서 필요하다면 그 가능성을 열어놓고 대화할 준비는 돼 있다”며 “지금 양향자 후보가 있는 지역구만의 단일화든 개혁신당의 모든 후보들이든, 몇몇 군데 더 확대해서 단일화 가능성 열어놓고 충분히 대화할 준비 돼 있다”고 말했다. 지난 27일 같은 질문에 “여러 상황을 살펴보고 있다” 정도로 답변한 것에 비해 바뀐 기류가 감지된다. 최근 당 자체·외부 여론조사와 판세 분석이 잇따라 나오면서 수도권 등에서 야권의 강세가 눈에 띄자 위기의식이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국민의힘 김성태 공동선대위원장이 방송에 출연해 개혁신당의 수도권 후보 6명을 언급, 경기 용인갑에선 개혁신당 양향자 의원이 양보해 국민의힘 이원모 후보를, 화성을에선 국민의힘 한정민 후보가 개혁신당 이 대표를 지원하는 등의 단일화 아이디어를 제시한 바 있다.

이에 대해 개혁신당 지도부는 “단일화 생각이 없다”며 강하게 부정하고 나섰다.
이준석 대표는 일부 지역구 후보 단일화 가능성에 대해 “저희는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이 대표는 이날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단일화와 관련해 “개혁신당 내 책임 있는 사람들끼리 모여서 논의한 바가 전혀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저희가 정권 심판을 선명하게 내세우는 개혁신당인데 국민의힘은 윤석열 대통령에 대해 결사 옹위하는 상황 아닌가. 유권자들이 좋게 바라볼 것 같지 않다”며 “결합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개혁신당 천하람 총괄선거대책위원장도 이날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개혁신당은 국민의힘과 단일화를 할 생각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 천 위원장은 “개혁신당 구성원과 후보들에게도 명확하게 말씀드린다”면서 “단일화는 선택지가 아니다. 선명한 개혁의 길이 아니라 윤석열 정권과 국민의힘에 부역하는 길을 가겠다면, 개혁신당을 떠나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개혁신당을 떠나지 않고 단일화 협상을 할 경우, 최고 수준의 징계를 하겠다”고 강조했다.

/고세리기자 ksr1@kbmaeil.com

저작권자 © 경북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