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중심 의대 신설 및 스마트병원 설립에 포항시 등 지역사회와 함께 적극 나섰던 포스텍(포항공대)이 갑자기 태도를 바꿔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연구중심 의대 신설은 포스텍이 설립의 주체인데 포스텍이 발을 뺀다면 설립 추진의 동력이 상실돼 사실상 추진의 의미가 없게 된다. 특히 포스텍의 연구중심 의대 설립 움직임은 범시민 궐기대회와 서명운동까지 벌어지는 등 지역사회 핫 이슈로 등장해 포스텍이 분명한 입장을 밝혀야 시민들의 납득을 구할 수 있다.

본지 취재팀에 따르면 이에 대한 포스텍의 공식 입장은 들을 수 없다고 한다. 취재 과정에서 미온적 태도만 감지되고 있다고 한다. 대외협력팀은 책임교수에게 연락해 보라고 하고, 책임교수는 대학 기획처에 알아보라고 한다. 포항시도 이 문제와 관련해 포스텍과 소통이 잘 안 된다고 답변을 했다.

이러다 보니 포스텍이 연구중심 의대 설립을 원하기나 하는지 아니면 원치도 않는데 포항시 등이 혼자 나서 이제껏 춤판을 벌인 건 아닌지라는 지적도 나온다.

사정이 이러자 이강덕 포항시장이 기자간담회를 갖고 포스텍을 작심 비판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포스텍의 연구중심 의대 설립은 포스텍이 주도적이고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하는데, 그간 김성근 총장이 보여준 행태는 실망스럽기 그지없다”고 했다. “학교 안에서 아카데미만 챙기는 총장은 필요없다”고도 했다.

시민단체도 “포스텍의 입장을 이해할 수 없다”는 비판을 한다. “총장이 바뀌었다고 의대 설립이라는 중대한 목표가 달라지는 것은 이해가 안된다”고 말했다. 시민들도 비슷한 반응을 보였다.

포스텍의 연구중심 의대 설립은 포스텍이 우리나라 최초로 연구중심 대학을 표방하고 출발한 학교로 단기간에 세계적인 명문대학으로 성장했다는 점에서 바람직한 목표다. 또 포항이 추진하는 바이오산업 특화단지와 잘 어울리는 학문이고 국가적으로도 가야 할 분야다. 지역균형발전이라는 측면에서도 당위성이 많다. 이 문제로 논란이 커져서는 바람직하지 않다. 포스텍이 분명한 입장을 밝혀 논란을 잠재워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