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도서관을 이용하는 이용자들이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지난 19일 오랜만에 작은 도서관 독서 모임에 참석했다. 오랜만이어도 오래된 회원들이 반기는 소리와 각자가 쏟아내는 이야기는 언제나 도서관을 가득 메운다. 동네 사랑방 같은 작은 도서관만의 매력이다.

작지만 작지 않은 작은 도서관을 십여 년 전부터 즐겨 찾았다. 그즈음 교육학 공부를 하고 있기도 했고 유아기인 아이들에게도 책과 가까이할 수 있는 일상이 필요했다. 그런 이유로 작은 도서관은 아이들에게 다양한 그림책 강좌와 책을 사랑하는 성인들에게도 작가 강연회는 물론이고 책을 넘어 역사와 문화, 미술 등을 맛볼 수 있는 프로그램들까지, 작은 도서관만의 알찬 프로그램들을 꾸리고 있어 내게는 당연히 자주 찾는 곳이 되었다. 코로나 팬데믹 시절에는 온라인을 통한 수업으로 이어져 하루하루를 답답한 일상으로 흘려보내지 않을 수 있었다.

이처럼 영유아부터 나이 지긋한 어르신까지 여러 연령층의 사람들이 이용할 수 있고 때론 도시의 소음과 분주한 일상에서 벗어나 책의 세계로 푹 빠질 수 있게 여유를 가져다주는 조금은 특별한 도서관이 내 동네 가까이에 있다면 매력적일 거라 생각한다.

먼저 작은 도서관은 무엇보다 접근성이 중앙도서관에 비해서 좋다. 아파트 단지 안에 있어 도서관을 갈 때 주차를 신경 쓸 필요도 없고 아이들이 학원을 오가는 사이에 시간 활용하기도 좋다. 특히 방학 때는 아이들이나 부모들이 부담 없이 편하게 자주 찾는 곳이기도 하다.

또 문화센터처럼 비용을 들이지 않고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이용할 수 있다. 작은 도서관을 찾는 비슷한 연령대의 아이들과 부모들이 어울릴 수 있는 공간이 되어주고 때로는 아이를 키우며 고민하는 육아에 대한 여러 생각들도 나눌 수 있다. 또 사랑방처럼 언제든지 오고 갈 수 있고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소통과 공감을 하는 커뮤니티도 자연스럽게 형성할 수 있다.

‘오늘의 나를 있게 한 것은 우리 마을 도서관이었다’고 하는 빌 게이츠처럼 포항에도 스마트 도서관을 포함에서 51곳의 작은 도서관이 동네 가까운 곳에서 운영되고 있다. 작은 도서관을 살펴보면 포항에서 유일하게 그림책 전문 도서관인 그림책마을 도서관이 있다. 이용자들은 “어린 아이들에게 딱 맞는 적절한 크기의 도서관이기도 하고 너무 조용히 안 해도 되는 편안함이 있어서 좋다”고 입을 모은다. 또 시내에서 멀리 떨어진 시골 작은 도서관인 죽장 선바위 작은 도서관은 독서회원들이 대부분 농사를 지으면서도 자발적으로 독서 모임을 결성해 책을 가까이하고 있다. 내가 살고 있는 곳 가까이에서 이웃과 책을 통해 유대감을 갖고 공동체 의식을 키운다면 이보다 좋은 일은 없을 것 같다. 이렇게 동네마다 특색을 살려 작은 도서관이 운영되고 있는데 이용할 수 있는 요일과 시간은 작은 도서관마다 약간의 차이가 있다.

장량참사랑 작은 도서관을 운영하는 홍은미 사서는 “작은 도서관이 단순히 책을 대출하는 곳을 넘어 지역 주민들의 욕구를 충족할 여러 프로그램으로 만나고 있다. 아직 이런 프로그램들이 도서관에서 운영되는지 모르시는 분들도 계신다. 작은 도서관이 동네 사랑방 같은 역할을 한다고 생각하는데 이를 위해 재능을 기부할 강사들도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허명화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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