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GB금융 6년 이끈 김 회장 용퇴 28일 주총서 ‘황병우 체제’ 구축
디지털·글로벌 사업 가속화
대구銀 편중 수익구조 개선 등
모범적 지배구조 확립 ‘호평’
재임기간 몇 차례 잡음 아쉬워

DGB대구은행 제1본점 전경

DGB금융그룹이 오는 28일 주주총회를 갖고 새로이 그룹 수장을 맞게 된다. 신임 회장에는 황병우 대구은행장이 최종 후보로 올라 있다. 이로써 지난 6년 간 DGB금융그룹을 이끌어오던 김태오 회장의 임기도 막을 내리게 됐다.

황 행장은 오는 28일 주총을 기점으로 그룹 회장직에 선임될 예정이다. 은행장 임기가 종료되는 올 연말까지는 당분간 대구은행장직과 겸직하게 된다.

김태오 회장
김태오 회장

김태오 회장은 한때 3연임에 도전할 것이라는 소문이 나돌기도 했지만, 용퇴의사를 밝혔다.

지난 1월 김 회장은 캄보디아 공무원 뇌물사건에서 1심 무죄 판결을 받은 후 “그룹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어가고 역동적인 미래에 대응할 수 있는 새로운 리더십이 필요할 때”라고 밝혀 그룹의 회장후보추천위원회(이하 회추위)에 용퇴 의사를 전달했다.

김 회장이 그룹의 CEO 승계 프로그램에 부담을 주지 않고, 금융당국이 금융지주 CEO의 장기 재임에 부정적이라는 점을 고려한 결정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DGB금융그룹은 이제 오는 주총을 기점으로 6년 간의 ‘김태오 시대’는 마감하고, ‘황병우 시대’를 맞는다.

이에 지난 6년간의 김태오 회장의 업적과 성과에 대한 평가가 다양하게 나오고 있다.

김태오 회장은 지난 2018년 5월 심각한 경영 위기에 직면해 있던 그룹의 회장으로 취임하면서 경영 혁신을 추진, 그룹 위기를 극복하고 새로운 성장 기틀을 마련했다.

김 회장은 그룹 미래 비전을 제시, 디지털·글로벌 사업을 가속하고, 그룹 포트폴리오 다각화와 비은행 계열사의 견고한 성장기반 확보를 통해 대구은행에 편중된 수익구조를 개선해 안정적인 성장을 도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금융계 일각에서는 김 회장의 취임과 함께 모범적인 지배구조도 확립됐다는 평도 무성하다. 김 회장이 가장 뜻 깊게 생각하는 업적이기도 하다.

김 회장은 최고경영자 육성 및 승계프로그램 구성, 다양한 사외이사 독립성 강화 방안 등 지배구조 개선에 상당한 노력을 쏟았다.

이와 함께 다음 달로 예정된 시중은행 전환에 기초를 단단히 했다. 김 회장의 가장 큰 업적으로 꼽는 부분이다.

물론 윤석열 정부와 금융당국의 방침이 있었기에 가능했지만, 김 회장이 그룹의 기초를 재정비하며 3대 지방 금융 지주 중 유일하게 시중은행 전환이 가능해져 자금조달과 지역 기업대출 등에 있어서 기존의 시중은행과 경쟁에서도 강점을 갖게 됐다.

김 회장은 지난 2021년 서울 을지로 사옥 체제를 만들면서 DGB금융, DGB대구은행, DGB생명, DGB캐피탈을 모아 ‘원(One) DGB’를 만들어 사무실을 한곳에 집결시키기도 했다. 손해보험 업종을 제외하면 대부분 금융 자회사를 갖추고 있어 시중은행 전환이 완료된다면 4대 금융지주와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가 된다.

반면, 재임 기간 중 몇 차례 구설수에 오르며 잡음이 일기도 했다. 김 회장의 연임 과정에서 공정성과 독립성 논란이 제기됐다. 이외에도 캄보디아 현지법인 사옥 매입 관련 사기 등 사법리스크와 불법 계좌 증설에 대한 잡음도 끊이지 않았다.

한편, 대구은행은 지난달 7일 금융당국에 시중은행 전환 본인가를 신청해 이르면 다음 달 중에 결정될 본인가 승인 여부를 기다리고 있다.

/안병욱기자eric4004@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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