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변호 맡았던 도태우 변호사
공천 취소 등 뿔난 TK민심 단속
취임 후 첫 만남 자리에 이목집중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다음 주 박근혜 전 대통령을 만난다. 현재 한 위원장은 전국을 돌며 총선 지지를 호소하고 있으며 21일 오후에는 보수 텃밭인 대구·경북(TK) 지역 현장을 방문 중이었다. TK 방문 일정을 소화하는 중 다음 주 박 전 대통령과의 만남이 잡혔다는 점에서 정치적 의미를 부여할 수밖에 없다.

이는 TK 지역에 대한 낙하산 공천 논란, 공천 취소 등으로 보수층의 반발 움직임이 거세지는 상황에서 보수 지지층 결집 차원의 방문으로 해석된다.

국민의힘은 21일 “한 위원장이 다음 주 박 전 대통령을 대구 자택으로 찾아뵙기로 했다”며 “구체적 일정은 나중에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한 위원장은 TK지역 현장 방문 일정이 예정된 만큼, 지역 정가에서는 한 위원장이 대구를 방문하는 동안 박 전 대통령을 예방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그러나 한 위원장은 22일까지인 총선 후보 등록 기간이 마무리되고 다음 주 박 전 대통령 사저를 공식 방문하기로 결정했다.

최근 국민의힘 공천 과정에서 낙하산 공천 논란과 과거 5·18 발언 논란으로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사건 변호인을 맡았던 도태우 변호사(대구 중·남) 공천이 취소되면서 TK지역에서는 “지역민의 자존심을 짓밟았다”며 국민의힘을 향한 비판의 목소리가 거세졌다. 한 위원장으로서는 이를 다독일 필요가 있다는 차원에서 박 전 대통령을 예방하기로 한 것으로 분석된다.

공교롭게도 공천 취소 결정에 반발해 국민의힘을 탈당한 도 변호사는 한 위원장이 대구 중구 서문시장과 동성로를 방문하는 날 “대구 중·남 주민들이 경선을 통해 정당하게 뽑은 후보 공천을 취소하고 전략공천한데 대한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며 무소속 출마 기자회견을 열었다.

한 위원장이 지난해 12월 취임 후 박 전 대통령을 따로 만나는 것은 처음이다. 한 위원장은 지난달 2일 박 전 대통령의 생일에 비서실장인 김형동(안동·예천) 의원을 통해 축하 난을 보냈다. 사흘 뒤 박 전 대통령의 회고록 출간 북콘서트 때도 화환을 보내기도 했다.

당시 한 전 위원장은 박 전 대통령에게 축하 난을 보낸 데 대해 “박 전 대통령을 포함해 우리 사회 원로들로부터 많은 가르침을 받고 싶다”고 말한 바 있다.

이에 앞서 윤석열 대통령은 현직 대통령으로 처음 박정희 전 대통령의 부인인 육영수 여사의 충북 옥천 생가를 방문하는 등 박 전 대통령과 세차례 만나 보수층 끌어안기에 나선 바 있다. 국민의힘도 박 전 대통령의 대리인 역할을 해온 유영하 변호사를 대구 달서갑에 단수공천하기도 했다.

/박형남기자 7122love@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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