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누구든, /외롭든 그렇지 않든,/그건/중요하지 않아.//중요한 것은/단 하나/당신과 내가 지금 살아 있다는 것,//봄 나무들이 어린잎들을 내고/가을 곰들이 살을 찌우며 겨울잠을 준비한다는 것,//칠흑 같은 천 개의 밤을 혼자 견딘다 해도/당신, 울지 마!/천 개의 밤에 기댈 곳이 오직 차가운 벽일지라도/당신, 울지 마!//결국 새 날들이 올 테니,/웃어 봐!/춤추고 노래를 해 봐! (장석주 ‘당신,울지 마!’)
칠흑 같은 천 개의 밤을 혼자 견딘다 해도, 차가운 벽만이 의지할 곳이라도 살아있음을 감사하라고 시인은 말한다. 살아있음에 고통도 있는 것이고 살아 있음에 그 고통을 재료로 영혼의 성장이 가능하다는 뜻이다. 어떤 과제가 주어졌던 결국 새날은 올 것이고 내일의 태양은 떠오르게 마련이다.
어떤 명상가는 말했다. 먹구름이 모이면 비가 오는 게 당연하고, 쓰레기가 있으면 파리가 오고, 짜증내고 있으면 나쁜 기운이 모이는 것이라고. 어려움이 왔을 때 자신이 어떤 마음으로 세상을 살아왔는지 돌아보라는 말이다. 그 말은 즐거움이 있는 곳에는 불행이 오지 않는다는 말일 수도 있고, 우리가 느끼는 어려움이 꼭 불행만은 아니라는 말일 것이다. 삶에서 어떤 일이 안 일어나게 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일이 일어났을 때 어떻게 받아들이냐가 우리 삶의 행복과 불행을 결정한다는 말이리라.
그대 오늘 마음이 괴롭다면 즐거운 음악을 듣고, 마음을 잡아당기는 시를 읽어라! 울면서 세상을 한탄하는 것보다 그대를 백 배는 더 행복하게 하리라. 그리고 눈을 들어 막 번져가는 봄을 느껴 보시라. 점점 부드럽게 변해가는 바람의 촉감과 따스함이 묻어나는 햇살, 잠 깨는 꽃들을 바라보라. 봄만큼 큰 기적이 어디 있으랴. 울지 마시라, 세상의 모든 당신들! 세상은 지금 봄이다.
/엄다경 시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