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두석

강은 흘러야 강이고
꽃은 피어야 꽃이라고 말하는 듯
동강할미꽃 피네

수만 년 동안
강과 산이
밤낮으로 만나 빚은 절경
절벽을 수놓는 꽃

댐을 막아
절경을 수장시키려던 시절
때맞추어 세상에 나타나
아름다움의 가치를 증언한 꽃

강은 한없이 젊고
그리움은 늙지 않는다고 말하는 듯

동강할미꽃 피네.

통념과는 달리, 자연은 늙지 않는다. 도리어 “한없이 젊”다. “수만 년 동안” 강은 멈추지 않고 흐르며, “동강할미꽃”도 이름과 달리 새로 피어나기 때문이다. 강과 꽃은 서로 어울려 절경을 보여주며 “아름다움의 가치를 증언한”다. 그러나 인간 세상은 이 “절경을 수장시키려”고 하며, 이제 자연은 훼손되고 사라지고 있다. 남은 것은 절경에 대한 그리움, 자연을 대신한 그 그리움은 자연처럼 “늙지 않”게 되었다. <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