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리스크·막말 논란 등으로
공천 번복·취소 사례 잇따라
국힘 지역구서 후보 5명 교체
민주는 6곳서 결과 뒤집는 등
‘시스템 공천’ 원칙 무색해져

국민의힘 한동훈 총괄선대위원장이 20일 안양시 초원어린이공원에서 인근 지역 출마 후보들과 함께 거리 인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한동훈 총괄선대위원장이 20일 안양시 초원어린이공원에서 인근 지역 출마 후보들과 함께 거리 인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22대 총선을 앞두고 사법 리스크나 막말 등으로 여야가 공천을 번복·취소하는 사례가 이어지면서 비판이 일고 있다. 총선을 앞두고 여야 모두 공천 잡음 없는 ‘시스템 공천’을 자신했으나 공천 번복 사례가 잇따르자 애초에 후보자 검증이 부실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20일 현재 기준 지역구 후보 5명의 공천을 취소했다. 대구·경북(TK)에서는 5·18 폄훼 발언으로 대구중·남구 도태우 후보가 공천이 취소된 바 있다. 경기 고양정에 단수공천을 받았던 김현아 후보, 경남 밀양·의령·함안·창녕 경선에서 승리했던 박일호 후보는 금품 수수 의혹 등 부적절한 사건에 연루돼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는 이유로 공천을 취소했다.

충북 청주상당의 정우택 후보는 돈 봉투 수수 의혹으로, 장예찬 후보는 과거 소셜 미디어에 올린 글로 부산 수영 공천을 받았으나 취소됐다.

국민의힘 비례대표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에서도 공천 취소 사례가 나왔다. 비례 후보 명단을 공개한 지 하루 만에 과거 ‘골프 접대’ 의혹 등이 불거지며 이시우 전 국무총리실 서기관의 공천을 취소했다.

지난 총선에서도 국민의힘 전신인 미래통합당에서 이러한 상황이 반복됐었다. 당시 인천 연수을 등의 공천 결정을 뒤집었고, 비례대표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도 지도부와 공천관리위원회가 갈등을 겪다 비례 후보 순번을 조정하기도 했다.
 

같은날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도 오후에 인천 미추홀구 토지금고시장을 방문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도 6개 지역구 공천 결정을 뒤집었다. 서울 강북을에서 ‘목발 경품’ 발언으로 정봉주 후보의 공천이 취소됐고 전남 순천·광양·곡성·구례갑은 손훈모 후보의 경선 부정이 확인돼 공천을 취소했다. 서울 서초갑은 기존에 공천한 김경영 후보를 본선 경쟁력 등의 사유로 김한나 후보로 교체했다.

전남 순천·광양·곡성·구례을에서는 여성 전략특구로 지정돼 애초 권향엽 후보가 단수 공천을 받았다. 이후 권 후보가 지난 대선 당시 이재명 후보의 아내 김혜경 씨의 ‘배우자실장’을 지낸 이력으로 ‘사천’ 논란이 불거져 경선을 다시 진행했다. 결국 권 후보가 경선에서 승리해 공천을 확정했다. 전남 담양·함평·영광·장성에서는 이개호 후보의 단수 공천을 번복하고 경선을 치르기로 했으나 다시 없던 일로 했다.

민주당이 주도하는 범야권 비례대표 정당 더불어민주연합에서는 시민사회 측 추천 후보의 이력 논란으로 사퇴가 이어졌다. 당초 시민사회 측이 비례 순번 여성 1번에 추천한 전지예 금융정의연대 운영위원은 반미 논란에 후보직 사퇴 의사를 밝혔다. 여성 2번에 오른 정영이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 구례군농민회장은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 반대 집회 참여 논란으로 사퇴했다.

제3지대 신당에서도 공천 취소 사례가 나왔다. 개혁신당은 지난 15일 과거 ‘일본군 위안부 소녀상’을 두고 막말 논란이 일었던 충남 서천·보령 이기원 후보의 공천을 취소했다.

/고세리기자 ksr1@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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