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 21일 경주힐튼호텔서 학술대회
고분군 조사·현황, 5월부터 시행하는 발굴조사 방향 논의
최병현 교수 기조강연서 신라 적석목곽묘 연구성과 짚어

‘또 다른 신라 이야기, 금척(金尺) 고분군’ 학술대회 포스터.

신라의 시조인 박혁거세(기원전 69∼기원전 4)가 하늘에서 받은 금자를 숨기기 위해 40여 개의 가짜 무덤을 만들었다는 전설이 내려오는 곳. 사적 제43호인 경주시 금척리 고분군이다.

금척고분군은 경주시 건천읍 금척리에 있는 고분군으로 4∼6세기에 조성된 것으로 추정된다. 대릉원 일대의 고분군 다음으로 많은 곳으로 크고 작은 고분 50여 기가 모여있다.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가 오는 5월부터 실시할 이곳의 중장기 학술발굴조사에 앞서 오는 21일 오전 10시 30분 경주 힐튼호텔 그랜드볼룸에서 학술행사를 열고 그간의 고분군 조사·연구 현황, 향후 조사 방법 등을 논의한다.

국립경주박물관은 지난 2022년, 1981년 상수도 공사 중 발견된 고분 18기 발굴 조사 결과를 담은 보고서 ‘경주 금척리 신라묘’에서 이들 고분에서 발견된 유물 1천65점을 토대로 무덤 조성 시기를 4세기 초엽부터 6세기 중엽까지로 추정했고, 5세기 후반 적석목곽묘인 1호분에서 출토된 94.5㎝ 길이의 은제허리띠로 모량부 지배층의 무덤으로 추정했다.
 

경주 금척리 고분군의 옛 모습.  /국립중앙박물관 제공
경주 금척리 고분군의 옛 모습. /국립중앙박물관 제공

신라 6부(六部·건국 주체가 된 6개 정치단위체) 중 하나인 모량부(牟梁部)가 5세기 등장한 신라 중앙의 마립간(麻立干·신라시대 왕의 칭호)에 앞서 금척리 일대를 지배한 사실이 증명된 것이다. 금척리는 모량부의 중심지로 신라 중앙의 대릉원에서 북서쪽으로 17㎞ 떨어져 있다. 학계는 당시 조사 결과를 신라 6부 체제를 규명할 핵심 자료로 여겼다. 6부에는 모량부 외에도 급량부, 사량부, 습비부, 본피부, 한기부가 있었지만 현재까지 고분이 확인된 곳은 모량부가 유일하다.

삼국사기 신라본기에 따르면 부족 연맹체였던 진한(辰韓)에서 씨족 집단으로 구성된 6부 체제가 등장해 박혁거세를 왕으로 추대했다. 금척리 일대는 박혁거세가 하늘에서 받은 금으로 만든 자(金尺·금척)를 숨기기 위해 거짓으로 여러 개의 무덤을 만들었다는 전설이 있다.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대릉원 일원의 고분군과 비견되는 지름 40m 이상의 중·대형분을 포함한 금척리 고분군의 조사·연구 현황과 문헌·고고학적 성격, 고분군의 지형·입지 분석 내용 등을 검토하고, 5월부터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가 시행하는 발굴조사의 방향을 함께 논의할 예정이다.

학술대회는 1개의 기조 강연과 6개의 주제발표로 구성된다. 경주지역 적석목곽묘 발굴조사에 직접 참여했던 최병현 숭실대 명예교수는 기조강연 ‘경주지역의 신라고분 전개와 금척리 고분군’을 통해 지금까지의 신라 적석목곽묘 연구 성과와 이를 통해 본 금척리 고분군 발굴조사가 갖는 의미에 대해 짚어본다.
 

경주 금척리 고분군.  /문화재청 국가문화유산포털 제공
경주 금척리 고분군. /문화재청 국가문화유산포털 제공

이어서 진행되는 주제발표에서는 △금척리 고분군 조사·연구 현황 검토 △금척리 고분군 조사방법론 검토 △금척리 고분군의 입지환경 △고분 물리탐사 기술을 통해 살펴본 경주 금척리 고분군 일대 추정 유구반응 분석 △신라사 속의 금척리 고분군과 모량부(牟梁部)의 역할 △금척리 고분군의 역사적 의미를 확인하는 금척리 고분군과 신라 중심 고분군 비교 검토 순으로 진행된다. 이후에는 김용성 한빛문화재연구원 원장을 좌장으로 한 종합토론이 진행된다.

학술대회 당일 현장에서 등록 절차만 거치면 누구나 참가할 수 있으며, 추후 주제발표와 종합토론 녹화본을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공개할 예정이다.

한편,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는 올해 봉분(封墳·흙을 둥글게 쌓아 올려서 무덤) 분포 상황을 조사한 뒤, 무덤 1기를 발굴 조사할 예정이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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