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가 발표한 4·10 총선 비례대표 순번에서 호남 출신 인사들이 밀린 것을 두고 ‘호남 홀대론’이 제기되는 등 갈등이 불거지고 있다.

호남에 출마한 후보들이 호남을 홀대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재조정이 없으면 사퇴하겠다고 밝혀 논란이 이어질 전망이다.

전북지역 후보자들은 19일 긴급성명을 내고 “비례대표 명단 발표와 관련해 기대했던 전북 현장 정치인에 대한 배려는 전혀 없었다”며 “부당한 처사가 시정되지 않으면 선거운동을 모두 중단하고 전원 후보직을 내려놓고자 한다”고 주장했다.

성명에는 전주 갑·을·병에 출마한 양정무, 정운천, 전희재 후보와 군산김제부안 갑·을 오지성, 최홍우 후보, 익산갑 김민서 후보 등 전북지역 국민의힘 후보 10명이 이름을 올렸다.

국민의힘 광주시당 책임당원들도 이날 중앙당사 앞에서 항의하며 “비례 공천으로 국민의미래는 미래가 없고 국민의힘은 당원들에게 신뢰를 잃었다”며 “국민의힘은 당원들과의 약속을 저버렸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광주 배제는 당과 지역을 위해 헌신한 책임당원들을 철저하게 기만하는 행위”라며 “이번 공천으로 광주는 희망이 사라졌다”고 반발했다.

전날 국민의미래가 발표한 비례대표 명단 가운데 당선권에 배치된 호남권 인사는 5번을 받은 강선영 전 육군 항공작전사령관과 8번 인요한 전 혁신위원장이다.

김화진 전 전남도당위원장은 22번을 받았고 주기환 전 광주시당위원장은 24번을 받았다. 주 전 위원장은 이에 항의하는 의미로 비례대표 후보를 사퇴했다.

김가람 전 최고위원도 비례대표 공천 순번 발표를 놓고 “아쉬움을 감출 수 없다”고 밝혔다.

광주 출신으로 비례대표 후보 공천을 신청했던 김 전 최고위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국민의미래 공천관리위원회가 호남의 정서를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또 무시하고 있다”고 짚었다.

친윤계 권성동 의원도 이날 국회에서 취재진과 만나 비례대표 공천 명단에 호남 출신이 적다는 지적에 대해 “국민과 한 약속은 지켜야 한다”고 밝혔다. 권 의원은 “당헌·당규에 당선권의 4분의 1 이상을 배치하게끔 돼 있다. 어차피 다 같은 당이고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관리하는 당인데, (호남 출신들에게) 어느 정도 배려를 해주는 게 맞다”고 지적했다.

한편, 국민의미래는 이날 비례대표 17번에 배치된 이시우 전 국무총리실 서기관의 공천 취소를 의결했다. 앞서 이 전 서기관은 지난해 ‘골프 접대’ 의혹으로 4급 서기관에서 5급 사무관으로 강등됐던 이력 등이 논란이 됐다.

/고세리기자 ksr1@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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