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까지 대백프라자갤러리서
서양화가 조은호 두번째 개인전
산·바다 등 다채로운 자연 소재
아름다운 삶과 건강한 소망 전해

조은호作

팔순이 넘은 나이에도 왕성한 창작 활동을 하고 있는 조은호(89) 서양화가의 두 번째 개인전이 19일부터 24일까지 대구 대백프라자갤러리 B관에서 열린다.

46년간 봉직했던 교육계를 떠나 화가로서 새로운 삶을 살아가고 있는 조 작가는 1959년 광주사범대학(미술과)을 졸업하고 ‘교사’를 천직으로 여기며 미술 교사와 장학사, 학교장 등 교육 일선에서 후학들을 가르치며 생활해 오다가 지난 2021년 첫 개인전을 가진 바 있다.

교사로 재직하며 ‘제2회 전남미전’(1966)과 ‘제3회 전남미전’(1967), ‘제1회 동아미술대전’(1968), ‘제2회 부산국제미전’(2019) 등에 출품하며 작품활동을 이어온 그는 2005년 정년 퇴임과 함께 새롭게 준비해 2019년부터 열정적으로 창작 활동을 펼쳐왔다.

일상에서 늘 봐 왔던 풍경과 정물에 대한 깊은 애정은 화가로서의 세심한 관찰력으로 이어졌고 섬세한 붓놀림을 통해 예술작품으로 재탄생시켰다. 그의 작품 주제는 화려한 꽃이나 조형성이 뛰어난 정물보다 탁자 위에 수수하게 놓인 간결한 정물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풍경화 역시 아름다운 자연풍광의 모방이 주는 사실성보다는 추상적 요소가 가미된 표현양식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작가는 반복되는 삶의 굴레에서 벗어나 인생의 진정한 가치를 예술로 승화시키는 창작 활동에 노동 이상의 의미를 보여주며, 시간의 기록을 형상화 시킨다.
 

조은호作
조은호作

산과 나무, 들녘과 바다 등 다채로운 자연을 화폭에 담은 그의 그림은 포근한 어머니의 이미지와 넉넉한 인상을 전해 준다. 특히 생명의 고향인 바다의 잔잔한 물결 위에 한가로이 떠 있는 고깃배들은 만선이 주는 기쁨과 함께 내일의 출항을 기다리는 어부의 꿈을 연상케 하는 여유로움을 담아내고 있다.

40여 년간 교육일선에서 경험했던 다양한 재료의 특성을 살린 작품들은 아카데믹한 표현과 재현이 만들어 내는 조형적 풍미를 유감없이 보여준다. 단순한 구도 속에서 묘사된 정물과 풍경들은 미술의 진정한 아름다움과 짙은 감동을 전해주기에 충분하다.

한국 현대사의 고난을 온몸으로 경험한 자신만의 예술정신을 정성스럽게 담아낸 이번 두 번째 개인전은 자신의 삶 속에서 깊이 간직하고 싶은 숨은 사연과 내일에 대한 건강한 소망이 함께 어우러져 있다. 이번 전시에는 유화와 아크릴 작품 30여 점이 전시될 예정이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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