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시스 잠 (윤동주 100년 포럼 옮김)

위대한 것은 인간의 일들이니

나무 병에 우유를 담는 일,

꼿꼿하고 살갗을 찌르는 밀 이삭들을 따는 일,

암소들을 신선한 오리나무들 옆에서 떠나지 않게 하는 일,

숲의 자작나무들을 베는 일,

경쾌하게 흘러가는 시내 옆에서 버들가지를 꼬는 일,

어두운 벽난로와 옴이 오른 늙은 고양이와,

잠든 티티새와 즐겁게 노는 어린 아이들 옆에서

낡은 구두를 수선하는 일,

한밤중에 귀뚜라미들이 날카롭게 울 때

처지는 소리를 내며 베틀을 짜는 일,

빵을 만들고 포도주를 만드는 일,

정원에 양배추와 마늘의 씨앗을 뿌리는 일,

그리고 따뜻한 달걀들을 거두어들이는 일,

생명을 키우는 일이야말로 위대하다. 우유를 담거나 밀 이삭들을 따는 일, 암소들이 길을 잃지 않게 하는 일과 같은. 그래서 삶을 지속하게 해주는 노동은 위대하며, 평화도 가져온다. 아이들이 “늙은 고양이와,/잠든 티티새와 즐겁게 노는” 모습이 보여주는 평화. 귀뚜라미 울음이 표현하는 자연의 리듬을 타며 사람들이 노동하고 삶을 살 때, 그 평화는 나타난다. 씨앗을 뿌리고 달걀을 거두는 자연적 노동과 삶. <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