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서구 비산동 일대의 불법 전단지 부착방지시트.
알록달록한 색감과 따뜻한 글귀가 골목을 아름답게 물들인다. 새로운 도전에 용기를 주는 글귀, 지쳐있는 마음을 어루만지는 글귀, 웃음을 선사하는 재미있는 글귀 등 다채로운 감정을 일으키며 사람들의 마음을 오색빛깔 색칠한다.

불법 전단지 부착방지시트는 불쾌감이 드는 경고문구 대신 아름다운 그림과 띠뜻한 글귀로 깨끗한 거리 환경과 아름다운 경관까지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참신한 발상으로 설치되었다. 특수 소재로 만든 이 시트는 전신주나 가로등, 신호등 등에 설치되어 테이프나 풀 등의 접착제가 붙지 않아 이와 같은 효과를 낸다. 이는 다른 방법을 사용하는 것보다 훨씬 효과적으로 불법 깨끗한 골목을 만들어주었다. 이전에 CCTV나 양심거울 설치, 법적 처벌 경고판까지 설치하여도 줄지 않던 전단지와 쓰레기들이 예쁜 장식 하나로 해결된 것이다. 그야말로 ‘깨진 유리창 이론’을 떠올리게 하는 사례이다. 떼어내고 떼어내도 자꾸만 늘어나던 불법 전단지로 골머리를 앓던 공무원들에게도, 불법 전단지로 지저분해진 거리를 다니는 주민들에게도 그야말로 하늘에서 내려온 반짝이는 무지개 같은 존재이다.

어린이보호구역 인근에는 노란색 바탕에 까만색의 큰 글씨로 ‘어린이보호구역’이라 표기되어 있어, 운전자들이 한 눈에 인지하여 속도를 조절하기 쉽다. 때문에 초등학생들에게는 등하교를 돕는 보디가드 역할을 한다.

실제로 불법 전단지 방지시트가 설치된 대구 서구 비산동 일대 골목은 설치 이전에 비해 전단지 뿐만 아니라 불법 쓰레기 투기도 줄고 골목 분위기도 바뀌어 늦은 밤 귀갓길도 안전하게 다닐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불법 전단지 방지시트의 표면이 비나 햇빛에 약해 시간이 지나면 그 효과가 떨어져서 실효성이 없으니 예산 낭비라는 의견도 있다. 이러한 점을 역이용한다면, 표면에 닳아 효과가 떨어진 시기를 예상하여 주기적으로 새로운 이미지와 문구로 재탄생 시키는 것은 어떨까? 지역 관광지 홍보, 관광 안내 큐알코드 등으로 지역의 관광명소를 홍보할 수도 있고, 지역주민들의 행복한 모습을 직접 담거나 시나 소설의 전문이나 좋은 부분을 일부 발췌하여 기록해두는 방법도 있다. 이렇게 주기적으로 변화된 모습을 보여준다면 늘 같은 길도 지루하지 않게 매번 새로운 길을 걷는 기분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이전 돌기형 불법 전단지 부착방지판은 저렴하고 절연효과도 있지만, 스템플러나 청테이프는 막을 수 없었고 쉽게 더러워지며 여름철과 겨울철에는 늘어나거나 터지는 문제가 발생했었다. 그리고 뾰족한 요철에 부딪혀 지역 주민들이 다치는 일도 빈번했다. 이러한 면에서 본다면 지금 설치된 불법 전단지 부착방지시트가 더 경제적이고 실용성 있다고 볼 수 있다.

앞으로도 불법 전단지 방지시트가 아름다운 거리를 위한 다양한 이야기들로 가득 채워지기를 바란다.

/김소라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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