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 그간 물밑으로 유치위해 상당한 노력 불구
이달중 투자유치 업무협의 무산..."쉽지 않다" 토로

포항시, 최근 입점 기정사실화 보도에 당황
"고려할 점 많다" 신중...시민들 "너무 따지면 일 되겠나" 쓴소리

미국계 회원제 대형마트 코스트코 김해점이 지난 2022년 8월 25일 경남 김해시 주촌면에 문을 열자 차량과 함께 시민들이 길게 줄을 서 입장을 기다리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미국계 회원제 대형마트 코스트코 김해점이 지난 2022년 8월 25일 경남 김해시 주촌면에 문을 열자 차량과 함께 시민들이 길게 줄을 서 입장을 기다리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속보=창고형 대형마트인 코스트코의 포항 입점은 경북도의 유치 노력에도 불구 당장은 어려워 보인다. 

본지는 그간 코스트코의 포항 입점 가능성과 관련<본지 2023년 10월 26일자 1면, 2023년 11월 10일자 1면 보도>해 여러차례 보도해왔다.

경북도도 물 밑으로 코스트코 유치를 위해 상당한 노력을 기울여 왔지만 최근 포항입점 보도와 달리 난항을 겪고 있는 모습이다. 

경북도는 이달 중 투자유치실 비지니스룸에서 코스트코와 대형 할인매장 투자유치 업무협의를 갖기로 했으나 무산됐다.

경북도 관계자는“도에서 창고형 대형마트를 유치하려고 3~4년 전부터 접촉을 하고 있지만 쉽지 않다”며 “앞으로도 유치를 위한 노력을 계속 할 것”이라고 밝혔다. 

코스트코 관계자 역시 포항 입점에 대해 “공식적인 발표가 있었던 적은 없다. 신문 기사가 나온다고 해서 꼭 점포가 입점하는 것도 아니다”며 “아직 정식으로 요청이 들어온 건 없다”고 밝혔다.

현재 코스트코 코리아는 △대구점 △대구혁신도시점 △김해점 △부산점 △울산점 등 전국에 18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코스트코 코리아는 경북도에 투자 유치 조건으로 △인구 50만 명 이상 △영업이익 16% 달성 가능 지역 등을 내건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최근 포항 입점이 기정 사실화된 것으로 부풀려 퍼지면서 포항시도 적잖이 당황한 모양새다. 

포항시 관계자는 “많은 시민들이 창고형 대형마트가 들어오는 것을 염원하고 있다”면서도 “아직 미팅도 하지 않았는데 이런 얘기가 나오니 당혹스럽다. 항간에 떠도는 소문을 듣고 섣부른 판단은 하지 않길 바란다”고 밝혔다.

포항시는 코스트코와 접촉하는 것에 대해 신중한 입장이다. 지역에 미칠 영향을 다방면에서 검토해야 하기 때문이다. 

시민들의 요구 사항이 높아지고, 지역의 분위기가 충분히 형성된 뒤 의논하는 것이 시 입장에서는 부담이 적다. 

코스트코 입장도 들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북 지역에 입점할 생각이 있다면, 기업에 유리한 여건이나 행정 편의 제공 등 수익성이 있고 경쟁력이 있는 지역에 들어오려고 할 것이다. 발전 지역이나 후보지로 거론되는 곳에 부동산 투기 등 문제도 꼬집었다. 시민들의 혼란만 가중된다는 것이다. 

소상공인들에게 끼칠 피해도 짚었다. 앞서 포항시는 지난 2013년부터 2017년까지 롯데쇼핑이 신청한 대규모점포 개설등록을 7차례나 반려했다. 시는 유통산업발전법 및 관련 조례 등을 근거로 전통시장의 보존과 보호를 이유로 들었다. 직선거리상 1㎞ 안에 있는 장량성도시장을 비롯해 영일대북부시장과 죽도시장 등에 있는 시장 상인들의 생존권 보장을 위한 조치라는 것이다. 롯데쇼핑은 행정심판, 행정소송을 제기했지만 포항시가 모두 승소한 바 있다.

다만, 지역이 의료와 교육 서비스 등 정주여건을 갖추고 법률에 저촉되지 않는 범위라면 입점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시민들의 요구를 충족하면서도 지역에는 미치는 영향이 최소화될 수 있는 대형 유통업체가 들어오는 것을 긍정적으로 진단했다. 

포항시 관계자는 “설레발을 치다 계획이 수포로 돌아가면 오히려 시민들이 열망하는 바를 이루지 못할 수도 있어 조심스럽다”며 “시에서도 창고형 대형마트의 필요성을 인지하고 있고, 계속 접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시민 A씨(48)는 "이리저리 따지면 결론은 아무것도 못하게 된다"며 "포항시가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서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부용기자 lby1231@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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