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효치

밤마다 꿈속에

지구가 들어왔다

남루한 옷에 눈물이 젖고

달은

달달한 딸

어두운 꿈속에서

그녀가 울고 있다

외계에서 보면

푸르른 별인데

내 꿈속에선

시름시름 앓고 있는 짐승

지구는 저기 떨어진 돌조각으로 취급할 수 없는, 모든 존재자들이 연결된 유기적인 존재이며, 그래서 하나의 생명체라고도 보는 시각이 있다. 위 시의 시인은 특히 그렇게 생각한다. 어떤 생명체인가? “시름시름 앓고 있는 짐승”이다. “남루한 옷에 눈물이 젖”은 사람이다. 이 시적 사유에서 달은 딸 같은 존재자다. “어두운 꿈속에서” “울고 있”는 딸. 이 시대엔 우리가 살고 있고 꿈꾸는 세계는 슬픔에 젖어 있다. <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