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석봉 대구지사장
홍석봉 대구지사장

정치권의 22대 총선 후보 공천작업이 막바지로 치닫고 있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시스템 공천을 내세워 큰 잡음 없이 마무리 국면을 맞았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낙하선 공천 등 심한 공천 몸살을 앓고 있다. 이재명 대표의 공천 전횡을 주장하며 탈당이 잇따르고 있다.

7일 현재 국민의힘은 대구·경북(TK) 지역 25곳의 공천이 사실상 마무리됐다. 23곳이 단수 공천 또는 경선을 확정했다. 2곳은 국민 공천을 한다. 공천 배제된 TK 현역 의원은 홍석준 의원 1명뿐이다. 김희국·윤두현 의원은 불출마를 선언했다. 김병욱·임병헌 의원은 경선에서 패했다. 아직 남은 경선 및 국민 추천 지역에서 추가 탈락자가 나올 공산이 없진 않다.

현재까지 진행된 TK 공천은 대체로 “무난했다”는 평가다. 21대 총선 때처럼 공천 파문은 없었다. 하지만, 국민의힘 공천을 바라보는 지역민들의 눈길은 별로 곱지 않다. 감동도, 혁신도 없었다. 국민 추천에서 인적 쇄신을 노리지만, 역부족인 듯하다.

그간 확정된 국민의힘 공천자 가운데 온전한 새 인물은 한 명도 없다. 신인이라지만 용산 출신이거나 총선과 지방선거 출마 이력이 있다. 신선미가 떨어진다. 지역 정치판에 새 인물이 없다는 얘기다. 그렇다고 전국적인 인물도 없다. 선거구 획정에 늑장 부리면서 신인 진출의 길목을 막았다. 인지도가 떨어지는 신인들은 현역들의 의정보고회를 뻔히 쳐다볼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름을 알릴 기회조차 없다. 당원 대상의 여론조사도 신인에겐 벽이다. 국민의힘은 애초 다선 물갈이를 내세우며 새 바람을 예고했었다. 하지만, 헛구호에 그쳤다. 대신 초선들이 바가지를 덮어썼다. TK 초선들만 줄줄이 나가떨어졌다.

지난 21대 총선 당시엔 몇 곳에 새 인물이 등장, 그나마 신선감은 있었다. 이번엔 경산의 조지연 대통령실 행정관 출신 외에는 젊은 피가 보이지 않는다.

개혁 공천은 당 지도부의 의지가 있어야 한다. 다소 시끄러울지라도 정치 신인과 덕망있는 인사의 전략적 배치는 어느 정도 필요하다. 구더기 무서워 장을 담그지 않을 수야 없지 않나. 안전 운행에 집중했다. 입법과 지역구 활동에 좋은 점수를 받지 못한 지역 현역 의원들에 대한 교체지수도 외면했다. 존재감이 없다고 그렇게 비난받았는데도 말이다. 공천 막판 변화 조짐이 있지만, 기대치에 못 미친다.

당 지도부는 공천을 주고 싶어도 줄만 한 신인들이 없다고 푸념했다. 정작 젊은 신인들이 비집고 들어갈 여지는 주지 않고 사람 없다는 핑계만 댔다. 국민의힘이 다시 꼰대 정당으로 회귀하고 있다. 시스템 공천이라는 이름을 걸어놓고 혁신과 감동 없는 공천 놀음에 빠졌다. 비례대표 공천에서 만회하겠다는 입장이지만 기대난망이다. 20, 30대의 국정 지지도는 20%를 밑돈다. 당장 젊은 피가 필요하다. 물론 젊은 이준석을 내세웠다가 결별한 전력과 아픔이 있다. 그래도 젊은 인재를 키워야 한다. TK에 일본의 마쓰시타 정경숙 같은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젊은 신인의 등장을 고대한다. 애 늙은이 같은 신인은 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