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영대전 포항대 교수
윤영대 전 포항대 교수

작년 6월 우리의 가슴을 아프게 했던 ‘수원 냉장고 영아 시신’ 사건 후, 출생 미신고 영아에 대한 전수조사를 실시했던 보건복지부의 결과가 발표됐다. 2010년부터 2022년까지 미출생 신고된 아기는 1만1천700여 명이고 그중 사망은 718명이라고 밝혔는데, 이 중에 2010~2014년에 태어났지만 신고 않된 아기는 9천603명으로 그 5%인 469명은 병으로 사망했고 생존자 6천248명 중 2천36명은 부모가 양육하고 3천714명은 입양되었다고 한다. 그러면 2천700여 명은 생사가 불명인데 어찌 되었을까? 안타까운 일이다. 출생신고는 생후 1개월 이내에 부모가 관할구청에 방문 신고해야 하며(호적법 제49조) 신고하지 않으면 형사처벌은 없고 과태료가 5만 원이다. 미등록 아기는 보육원에 버려지거나 하여 ‘사라진 아기’가 될 수 있고, 그동안 베이비박스에는 1천400명 정도가 버려졌으나 이 전수조사가 있고부터는 발길이 뚝 끊겨버렸다고 한다. 영아유기죄를 두려워한 것이다. 이를 보완하는 대책으로 병원이 아기 출생을 정부에 의무적으로 알리는 ‘출생통보제’와 임산부가 익명 출산이 가능하도록 하는 ‘보호출산제’가 있다.

아이 하나하나가 너무도 소중한 저출산 시대에 여러 지자체에서는 모든 아이에게 1억 원의 출산장려금을 준다거나 청년 부부 결혼 장려금으로 500만 원을 주는 등 정부 지원 없이 전국의 지자체 90% 정도가 출산 지원 정책을 발표하고 있다. 또 여·야 모두 유급 배우자 출산휴가 즉 ‘아빠 휴가’를 1개월 의무화하고 휴가 급여, 육아휴직 급여도 제안하고 있다.

OECD국가 중 합계출산율이 이스라엘 2.90 미국 1.64 일본 1.33 평균 1.59인데 우리나라는 0.72로 세계 최저의 인구절벽 시대를 맞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25~49세 남성 절반이 미혼으로 사는 뉴노멀 세대는 경제·주거 문제, 자아실현이라는 개인적 생애의 추구로 말미암아 60년대 베이비붐 시대를 지나서 2000년에 출생 60만이 붕괴된 후 2010년 47만, 2020년 28만 명 선이 무너졌고 작년은 23만 명으로 역대 최저 출산을 기록하였다. 이는 환경 호르몬 등 오염과 사회진출 연령, 만혼과 이혼 증가, 불임·난임에 대한 거부감 감소 등의 이유가 있다. 그러므로 미혼모의 복지 사각 환경도 감소시키고 의료비, 진료비뿐만 아니라 생계비, 출산용품비 등을 지원하여 안정적 육아에 도움을 주고 미혼모의 인식을 개선하는 방안도 마련해야 할 것이다.

미혼모 가족의 출산 및 양육 실태 조사에 의하면 42% 정도가 금전적 어려움을, 15% 정도가 안정되게 지낼 곳이 없다는 호소도 있으니, 그들에 대한 교육과 사회적 관심이 절실하다. 병원 외 출산도 연간 100~200 명으로 추산하고 있고 연간 출생아 수는 8년 만에 반 토막이 나서 월 2만 명 이하이고 영유아 유기도 매월 10건 이상이 된다는 가슴 아픈 현실이다.

인구절벽 위기의 절박함에 단순 출산 장려도 중요하지만 불우한 환경 속에서 아기로 인해 미래의 삶을 두려워하는 산모들을 주거와 복지, 교육과 노동 정책으로 감싸주면, 사라지는 아기가 더 이상 발생하지 않는 진정한 사랑으로 가득한 사회환경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