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년 93세…도산면 토계리 선영에서 ‘안식’

‘퇴계 이황 선생’의 16대 종손 이근필 옹이 7일 향년 93세의 나이로 별세했다.

'퇴계 이황' 선생의 16대 종손 故이근필 옹
'퇴계 이황' 선생의 16대 종손 故이근필 옹/안동시 제공

조선의 대유학자 ‘퇴계 이황’ 선생의 직계인 故이근필 선생은 자(字)가 성유(聖幼)로 경북대학교 사범대학을 졸업하고, 인천 제물포고교에서 3년간 한문을 가르치다 귀향, 고향인 도산초등학교에서 새로이 교편을 잡아 교장으로 퇴임했으며, 작고 전까지도 퇴계 종택에서 종무를 돌도며 국내 유림 사회에서도 큰 어른으로 손꼽히는 인물이다.

살아생 전 그는 수백 년 세월 동안 유가의 예법을 지켜오면서도 ‘종손의 말이 곧 법’이라는 종가 문화를 개선하고자 2011년 210명으로 구성된 ‘문중운영위원회’를 구성해 집안 대소사를 결정하는 민주적 의결기구를 만드는 등 종손의 권한을 스스로 내려놓았다.

 특히, 청력 손실로 소리를 거의 듣지 못하는 건강에도 종택을 찾는 수많은 방문객들을 환대하며 ‘조복(造福. 복을 짓는다)’에 앞장섰다. 고(故) 이옹은 지난 2021년 대선 당시 도산서원을 찾은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에게도 ‘조복’ 글귀를 선물하며 정치인들도 관심을 가져줄 것을 당부하기도 했다. 고인은 또 ‘남의 선행을 알리자’는 ‘양선(揚善)운동’을 폭넓게 벌여 왔다.

'퇴계 이황' 16대 종손 故이근필 옹이 토계 선생의 종택을 찾은 방문객들에게 퇴계 선생에 대한 강의를 펼치고 있다./안동시 제공
'퇴계 이황' 16대 종손 故이근필 옹이 토계 선생의 종택을 찾은 방문객들에게 퇴계 선생에 대한 강의를 펼치고 있다./안동시 제공

 아울러 고인은 2001년 11월 퇴계 선생 탄신 500주년을 맞아 설립된 도산서원선비문화수련원의 주춧돌을 놓았으며 퇴계학 스터디그룹 거경대학(居敬大學)을 운영하기도 했다. 퇴계종손으로서 지난 2020년 서원 역사 600여년 최초로 도산서원 향사에 여성 초헌관을 임명하는가 하면 몇 해 전부터는 참여하는 사람들의 편의를 위해 불천위 제사를 저녁 6시로 바꾸는 등 ‘옛 것을 지키되 고집하지 않는’ 선비정신을 실천하는 본보기로 칭송받기도 했다.

 고인은 슬하에 1남 3녀를 뒀다. 상주는 외아들이자 차종손인 이치억(李致億)씨로, 현재 국립공주대학교 윤리교육과 교수다. 장례식장은 안동병원 장례식장 8호실에 마련됐다.  5일장으로 모셔진다. 발인은 11일이고, 장지는 안동시 도산면 토계리 선영이다.

/피현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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