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오솔길·다양한 나무와 꽃
쉼터정자 등 훌륭한 공간이지만
방문객 거의 없고 밤엔 더 심해
시민 “적극적 활성화 대책 절실”

6일 오후 8시쯤 포항북구청 도시숲은 방문객이 거의 없는 썰렁한 모습이었다. /이시라기자

포항 원도심 활성화를 위해 수십억원을 들여 조성한 도심숲 소공원들에 대한 시민 이용률이 매우 저조,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

포항시는 지난 2022년6월 옛 중앙초교 부지에 북구청 신청사를 준공하면서 공사비 21억5천만원을 들여 나무와 꽃, 오솔길, 시민 쉼터 등을 갖춘 5천162㎡ 규모 도시숲을 조성했다.

기자가 찾은 6일 오후 북구청 도시숲은 관공서의 딱딱하고 사무적인 분위기와는 다른, 가벼운 산책과 휴식을 가족 단위로 즐길 수 있는 멋진 공간이었다.

작은 오솔길을 따라 다양한 나무와 꽃들이 식재돼 있었고 한쪽 편에는 야외 운동기구 10여개가 설치돼 있었다.

시민 A씨(66·덕수동)는 “멀리까지 갈 필요 없는 집 근처의 훌륭한 힐링 공간”이라며 “도심의 이같은 숲공원은 타도시에 흔치 않다”고 자랑했다.

하지만 문제는 정작 이곳을 찾는 시민이 거의 없다는 것.

기자가 이날 도시숲 공원에 머무는 2시간 동안 방문객은 10여명에 불과했다.

특히 전날 오후 8시에는 방문객이 한사람도 없었다.

가로등은 훤했지만, 여성이 혼자 방문하기에는 꺼려질 정도로 썰렁했다.

인근의 포항시 꿈트리센터 도시숲도 상황은 비슷했다.

8억1천여만원을 들여 3천179㎡ 부지에 조성한 도시숲 소공원도 아기자기한 오솔길과 꽃나무, 쉼터 정자 등으로 멋진 시민휴식공간으로 보였지만, 방문객은 거의 없었다.

이날 오전 인근 커피숍에서 음료를 사 와, 도시숲 벤치에서 가벼운 티타임을 보내는 몇몇 시민들만 보였다.

원도심 중앙상가에 위치한‘실개천 전망대’역시 시민들의 외면을 받고 있다.

실개천과 맞물려 한때 원도심 명물로 부각됐던 2층 높이 전망대에도, 기자가 시설물을 둘러보는 30여분동안 단 한사람도 올라가지 않았다.

지역에서는 슬럼화돼 가는 원도심 활성화를 위해서라도 인접한 ‘도시숲 방문객 증가 대책’이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중앙상가상인회의 B씨(63)는 “수년전 포항시가 영일대해수욕장 상권 활성화를 위해 연중 수많은 축제·행사를 유치, 결국 거대 상권으로 활성화 됐다”면서 “원도심 도심숲에도 축제나 음악회 등 다양한 콘텐츠를 많이 개발, 원도심과 연결해 활성화 시켰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지역 주민 C씨는 “이렇게 좋은 도심숲 공간이 방치되는 점이 너무 안타깝다”면서 “행정기관의 적극적인 활성화 방침이 절실하다”고 아쉬워했다.

포항시 관계자는 “겨울철 날씨가 추워 방문객 수가 적은 걸로 알고 있다”면서 “날씨가 따뜻해지면 다양한 행사를 진행해, 많은 시민들이 이곳을 찾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시라기자 sira115@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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