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산격종합시장에 개장
16개 점포 중 10곳 폐업 상태
관리주체 없어 활기 잃고 침체
북구청, 사설시장 이유로 방치
달성군·구미시 등은 적극 지원

지난달 13일 12시쯤 방문한 대구 북구 산격종합시장에 조성된 청년몰 ‘신다림길’점포 대부분이 문을 닫고 1곳만 영업하는 등 청년몰이 활기를 잃고 있다. /안병욱기자 eric4004@kbmaeil.com

전국 처음으로 시작한 ‘1호 청년몰’이 개장 7년 만에 점포의 60%가량이 문을 닫고 떠나고 있다. 관리주체가 제대로 없어 헛바퀴만 돌고 있다는 지적이다. 청년몰은 대구 북구가 지난 2018년 소상공인진흥공단 공모사업을 통해 약 18억 원의 예산을 확보, 대구시 북구 산격 종합시장에 문을 열었다. 2023년 공모사업이 종료된 이후에는 북구청도 손을 놓고 있는 등 관리 주체도 없이 방치되고 있다. 관리 부실에 이용객도 적어 입점 점포 상당수가 문을 닫고 떠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달 13일 오후 방문한 북구 산격종합시장의 신다림길. 청년몰 입구에 들어서자 영업을 하는지 조차 모를 정도로 시장 전체가 어두운 분위기에 쌓여 있었다. 대부분의 상가는 셔터를 내린 상태였다.

배달과 현장 판매를 하고 있는 1개 식당만이 문을 열어 점심 영업을 하고 있었고, 식당에서 점심을 먹는 이들이 간혹 있을 뿐이다. 배달기사 만이 2∼3분 간격으로 오가며 포장된 음식 배달에 나서곤 했다.

신다림길은 지난 2018년 청년몰 사업을 통해 북구 산격종합시장 일대에 조성됐다. 청년몰은 지방자치단체가 중앙정부의 지원을 받아 전통시장과 청년창업을 함께 활성화하는 정책사업으로, 39세 이하의 청년 상인이 창업한 점포가 전통시장이나 상점가의 일정 구역에 입점해 고객을 유치하는 공간이 마련되게끔 지원하는 사업이다.

하지만 산격종합시장에 조성된 신다림길 청년몰은 접근성이 좋지 않은데다가 사업 지원 이후 코로나19로 인해 대구·경북 도농상생장터<본지 1월 25일자 1면, 2면 보도>와 비슷한 어려움을 겪어왔다.

청년창업자들의 노력과 발 빠른 배달 서비스 도입으로 위기에 대처해나갔지만, 지자체 등 명확한 관리주체가 없어 상권 관리와 홍보를 상인들이 자발적으로 협조하지 않으면 운영되지 않는 어려움에 처해있다.

특히, 같은 사업으로 조성된 타 지자체 청년몰은 지자체가 관심을 갖고 지원, 활기를 띄는 곳이 있지만 북구는 거의 손을 놓다시피 했다.

달성군은 현풍 도깨비시장에 마련된 청년몰을 시장 상권에 포함시켜 관리하고, 공용시설 등에 문제점이 생기면 개선하고 있다. 또, 구미나 김천의 사설시장에 마련된 청년몰은 상권이 어려울 때 지자체가 직접 나서서 지원해주고 있다.

하지만 북구는 관내 산격종합시장에 조성한 신다림길 청년몰에 대해 시설 파손 등의 경우만 일부 지원하는 정도에 그치고 있다. 예산도 500만 원 정도로 편성돼 지원에 한계가 있다. 오히려 전통시장진흥재단에서 시설보수와 홍보 등을 지원하는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신다림길 청년몰 상인들은 지자체가 나서서 관심을 갖고 관리해주길 요청했지만, 청년몰이 조성된 산격종합시장이 사설시장이라는 이유로 지자체가 맡아 관리하는 것이 어렵다는 답변으로 돌아왔다. 사업 초기부터 청년몰에서 식당을 운영 중인 A씨는 “청년몰에 대한 명확한 관리주체가 있었으면 좋겠다”며 “관리주체가 명확하지 않고 자발적인 형태로 조직돼 있다보니 입점 상인들 중에는 분납금을 미납한 채로 장사를 그만하고 연락이 두절되는 상황도 꽤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상황에 총 16개 점포 중 현재 정상 영업하는 점포가 6곳 밖에 되지 않고 활기를 잃어가는 상황이다.

이에 북구 관계자는 “각 점포마다 건물주가 다 다른데다가 월 10만 원 정도의 낮은 임대료가 형성돼 있어 권리금 등을 생각한 상인들이 연락 두절되는 경우가 많다”며 “공설시장이라면 지자체에서 명도소송 등을 통해 직접 조치할 수 있지만 사설시장이다보니 따로 주인이 있는 상태에서 지자체가 강제할 수 있는 부분이 없어 난처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안병욱기자 eric4004@kbmaeil.com

저작권자 © 경북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