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길순

튀어 오르는 자의 기쁨을 알 것 같다

뛰어내리는 자의 고뇌를

알 것도 같다

트램펄린을 뛰는 사람들

트램펄린을 뛰는 사람들

종아리를 걷는 맨발들이 보이고

총총 사라진 뒤

달빛이 해파리처럼 공중을 떠돈다

아무도 없는 공터에

트램펄린이 놓여 있고

속이 환히 비치는 슈퍼문이 떠 있다

아래에서 위로 “튀어 오르”면 신나고 기쁘다. 반면 위에서 아래로 “뛰어내리는” 일은 깊은 고뇌를 필요로 한다. 저기 공터에 놓인 ‘트램펄린’에서, 한밤중에 “종아리를 걷”고 뛰는 이들은 튀어 오르고 있는 걸까 뛰어내리고 있는 걸까. 저 트램펄린 위의 사람들 모습은 우리들의 삶을 전형적으로 보여준다. 기쁨과 고뇌의 반복 리듬을 살아가는 우리들. 우리들을 위로해줄 달빛은 “해파리처럼 공중을 떠”돌 뿐이다. <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