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경 이원동 서른한 번째 문인화전, 5일부터 대구문예회관

난분고석도
난분고석도

“이번 작업은 먹과 함께한 50년을 되돌아보고 앞으로의 작품 방향을 가다듬는 계기로 삼을 것 입니다. 그동안 다양하게 시도했던 여러 가지 기법, 석채나 금니 등을 배제하고 오직 묵으로만 그림에 깊이를 더했습니다.”

석경 이원동의 서른한 번째 개인전이 5일(화)부터 10일까지 대구문화예술회관 제11전시실에서 열린다.

서화 입문 50년을 맞은 석경의 ‘묵(墨)의 잔치’에는 전시장 한 벽면을 가득 채운 길이 10m, 폭 2.4m의 고매도가 은은한 한향(寒香)을 피우는 가운데 난초, 국화, 대나무를 소재로 한 문인화 60여 점을 선보인다.
 

석경 이원동
석경 이원동

옛 선묵들이 생사의 경계에서 내보인 삼엄함, ‘고절한심(苦節寒心)’ 경지를 표방한 이번 작품들은 은은한 향기를 머금은 고매(古梅)와 깊은 계곡에서 고고함을 뽐내는 난초, 가을 서릿발에 의연한 국화, 달빛 아래 맑은 댓바람 소리를 머금은 세죽을 표현하여 문인화의 그윽함을 선보인다.

특히 세죽 숲을 그린 10폭 병풍은 보는 이들을 맑은 기운이 감도는 대숲 속으로 빠져들게 한다. 세죽, 난초와 더불어 가는 먹선의 괴석이 어우러진 삼우도, 무성한 잎사귀 사이로 청초함을 드러낸 연꽃의 하엽도는 문인화가 담고 있는 그림 너머의 뜻을 엿보게 한다.

석경은 그동안 전시에서 사군자에 뿌리를 둔 문인화뿐만 아니라 석채(石彩)로 그린 포도나 비파, 금니(金泥)로 그린 불화, 화강석으로 쪼아낸 불상 등 동서양의 경계를 넘나드는 다양한 작품들을 선보였다.

석경은 영남서화의 원류인 석재 서병오, 죽농 서동균으로 이어지는 천석 박근술로부터 사사했으며 동국대학교 미대(한국화 전공)를 졸업하고 1998년 대한민국 미술대전 서예 부문에서 대상을 수상한 바 있다. 1995년 첫 개인전 이후 개최와 단체전 참가 등 활발한 작품활동을 하는 한편 후학 양성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현재 석경 서화작품은 국립미술관과 한국방송공사, 미국 예일대학 등에서 소장하고 있다.

/한상갑기자 arira6@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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