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주·이수진 이어 박영순 탈당
현역 집단 탈당 이어질 가능성도

4·10 총선을 앞둔 더불어민주당의 내부 갈등이 정점으로 치닫고 있다. 연일 공천 논란으로 내홍이 깊어지는 가운데 친문계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도 공천에서 배제되면서 비명계를 중심으로 한 계파 갈등이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27일 민주당은 임 전 실장이 출마를 고수해온 서울 중·성동갑 지역에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장을 전략 공천하기로 했다.

안규백 전략공천위원장은 중·성동갑 전략 공천에 대해 “중·성동갑은 대단히 중요한 곳이어서 어제도 많은 토의가 있었고, 이 지역에 대해 사후 논의, 교차 토론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전 전 위원장 전략공천에 대해 반대 의견도 있었다”라며 “임 전 비서실장의 다른 지역 공천 여부는 논의된 바가 없다”고 했다. 임 전 비서실장 측은 이후 선거운동을 중단하고 대책 마련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28일에는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입장을 밝힐 계획이다. 문제는 당내 공천 갈등의 뇌관으로 꼽혔던 임 전 실장이 컷오프되면서 계파 갈등이 폭발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임 전 실장 컷오프 발표 직후 친문계 일원인 고민정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고위원직을 내려놓는다고 선언했다. 고 의원은 “(최고위원으로서의) 제 역할은 여기까지”라며 “제가 지도부 안에서 할 수 있는 역할은 다했다. 저는 서울 광진을 지역에서 민주당이 승리하도록 혼신의 힘을 다하는 게 제 역할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고 최고위원은 “제가 문제제기했던 것은 최근 불거진 공천 갈등과 무전략에 대한 비판을 방관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문제해결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었다”며 “하위 20%, 여론조사 문제 등 공정성에 문제제기가 되고 있다. 제 문제제기로 인해 논의 테이블이 열리길 바랐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러나 제게 돌아온 답은 차라리 최고위원에서 물러나라는 답이었다”며 “민주당 중진 의원(정성호 의원)님의 공개적인 답변이어서 무겁게 듣지 않을 수 없었다”고 했다.

민주당 공천에 반발하는 현역 의원들의 집단 탈당도 이어질 조짐을 보인다. 이날 현역 의원 평가 하위 10% 명단에 포함된 것에 반발했던 박영순 의원이 탈당을 선언하고 새로운미래에 합류한다고 밝혔다. 이는 김영주 국회부의장과 서울 동작을 공천에서 배제된 이수진 의원에 이어 민주당 공천 과정에서 세 번째 현역 의원의 탈당이다.

박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동료 의원들을 조롱하고 ‘개가 짖어도 기차는 달린다’는 듯한 태도로 공천이 아닌 망천을 강행하는 무모함과 뻔뻔함에 질려 탈당을 결심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재명 지도부는 지난 대선 경선에서 상대 후보를 지지했다는 이유로, 비명계라는 이유로 저를 하위 10%라며 사실상 공천 탈락의 표적으로 삼는 결정을 내리고 통보한 바 있다”고 했다. /고세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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