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 낙동강변 둔치에서 열린 정월대보름 달집태우기.
2024 갑진년 정월대보름 달맞이행사가 최근 안동시 낙동강변 둔치에서 열렸다. 안동문화원 주관으로 지신밟기, 제기차기, 투호놀이, 연날리기, 풍물놀이, 윷놀이, 쥐불놀이 등의 민속놀이체험과 액막이쓰기, 기원제, 달집태우기, 소원빌기 등의 달맞이행사가 열렸다.

또한 명원문화재단 안동지부가 준비한 오곡밥, 약밥, 안동식혜, 전통차, 부럼 깨기, 귀밝이술 등의 음식체험과 복조리 나눠주기 프로그램이 함께 진행됐다.

우리 조상들은 예부터 음력 정월(한 해의 첫째 달) 15일에 액운을 씻고 풍요를 기원하는 세시 풍속을 이어왔다. 정월대보름에는 새벽에 귀밝이술을 마시고 부럼을 깬다. 부럼은 딱딱한 열매류인 땅콩, 호두, 잣, 밤, 은행 따위를 통틀어 이르는 말로 부럼을 깨물면 한 해 동안 부스럼이 생기지 않는다고 전해온다. 집집마다 약밥, 오곡밥, 찰밥을 만들어 먹었으며 시래기, 가지, 호박고지 등 가을 겨울 내 말려두었던 묵은 나물을 삶아서 기름에 볶아 먹기도 했다.

또, 만나는 이들에게 “내 더위 사가소”라고 먼저 말을 해야 그해 더위를 떠넘길 수 있다고 한다. 정월대보름에 누군가 이름을 부르면 모르는 척 하거나 먼저 선수 쳐서 더위를 팔아야 한다.

저녁에는 마을 사람들이 모여 달맞이를 했는데 짚이나 솔가지 등을 쌓아놓고 불을 지르고 피어오르는 연기와 더불어 보름달을 맞이하는 ‘달집태우기’가 백미다. 또한 그해의 새싹이 잘 자라 전답의 해충이 사라져 한 해 농사가 잘되도록 쥐불을 놓는 ‘쥐불놀이’를 즐겼다. 안동시에서도 이를 재연해 쌓아둔 솔가지에 ‘모든 액살 소멸이오’라는 현수막과 함께 안동시 24개 읍면동의 액막이 문구와 소원 문구를 걸어두고 달집태우기를 했다.

정월대보름은 지신밟기, 윷놀이, 쥐불놀이, 달집태우기 등 농경사회 마을사람 모두가 함께 참여하는 축제였다. 한 해의 액운을 물리치고 시민들의 무사 안녕과 행복을 바라는 옛 조상들의 지혜와 한겨울에도 흥겨움을 더하는 전통문화가 돋보인다.

‘대보름’의 달빛은 어둠, 질병, 재액을 밀어내는 밝음의 상징이라고 한다. 어둠과 재앙에 맞섰던 선조들의 지혜와 바람대로 갑진년 새해, 독자 여러분의 가정에 행복이 가득하길 기원한다. /백소애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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