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GB금융지주 차기 회장이 황병우 대구은행장으로 결정됐다. DGB금융은 다음달 중 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을 앞둔 만큼, 조직을 안정적으로 이끌 내부 출신 인사를 선택한 것으로 분석된다. 황 행장은 곧 열릴 주주총회를 거쳐 회장에 취임하며, 아직 은행장 임기가 1년 정도 남았기 때문에 당분간 대구은행장을 겸직할 것으로 예상된다.

DGB금융 회장추천위원회는 “황 내정자는 DGB금융그룹의 시중은행 전환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해 그룹의 새로운 미래와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끌 역량 있는 적임자”라고 밝혔다. 황 행장은 1967년생으로 현직 금융지주 회장 중 가장 젊다.

그동안 DGB금융 회장 선임과정은 전국 경제계의 주목을 받아왔다. 대구은행이 시중은행으로 전환하는 역사적인 해인 만큼, 차기 지주회장에 거는 기대가 크기 때문이다. 그만큼 황 행장 앞에 놓인 숙제가 많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황 행장이 해결해야 할 가장 큰 과제는 시중은행 전환 이후에도 조직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면서도 전국적으로 몸집을 키우는 역량을 발휘해야 한다는 것이다. 시장확장을 위해 공격적인 영업을 하다보면, 그동안 대구경북 중심의 지방은행만이 갖고 있는 장점을 잃어버릴 수 있다는 우려의 시각이 있다.

대구은행은 시중은행으로 전환되자마자 수도권은 물론이고 지방은행이 없는 충청·강원권 등을 거점으로 하는 점포를 내고, 주목을 받을 만한 성과도 내야 한다. 그러려면 우선 지방은행 특유의 연고주의를 탈피하는 것이 급선무다. 대구은행 임원 상당수가 특정 고교 출신들이고 대구경북 소재 대학 출신이라는 점은 조직확장과 내부견제를 약화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지난해 8월 대구은행 일부 영업점 직원들이 증권계좌를 고객 동의 없이 무단으로 개설하다 발각된 것도 내부견제 부실에서 나온 대표적 사례다.

대구경북 정서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황 행장이 곧 DGB금융 회장 자리에 앉으면, ‘국내외 시장개척’과 ‘기존고객 유지’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