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성준 이학박사(경북도 해양수산과장)

근래에 들어 ‘연안어장에 고기 씨가 마르고 있다’는 소식이 뉴스를 통해 자주 들려오고 있다.

실제로 통계청의 해면어업 자료에서 의하면 1980년대 중반 172만여t에 달하던 수산물 생산량이 2020년에는 93만여t으로 뚜렷한 감소세가 나타나고 있고 아직도 100만t을 밑돌고 있는 현실이다.

이러한 원인은 남획, 연안오염 그리고 기후변화에 따른 해양환경 변화를 들 수 있다.

기후는 해양과 대기의 상호작용의 결과이다. 이러한 문제의 근원은 결국 화석연료사용으로 인해 발생한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가 온실효과(Greenhouse Effect)를 일으켜 지구의 온도를 상승시키며, 이것이 기후변화를 일으킨다는 것이 학계의 정설로 여겨지고 있다.

동해의 경우, 수온이 지난 100년 전에 비해 1.43℃가량 상승한 것으로 보고돼 있다. 이는 세계 평균수온 상승 0.49℃의 약 3배에 달한다.

IPCC(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는 현재까지 시행된 정책이 지속한다고 가정했을 때, 2100년 지구의 온도는 3.2℃가 상승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현재 세계적인 과학자들은 기후변화가 국제적인 이상기후를 증가시키고 있고, 금 세기 내에 조치하지 않으면 지구의 환경이 악화돼 인간과 동식물, 자연이 큰 피해를 입을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우리나라 역대 최장 시간이었던 지난 3월 울진-삼척 산불의 예로 보면 그 원인이 1~2월 강수량이 6.1㎜로 1973년 이래 가장 적어 건조한 기후가 지속되었기 때문이라고 기상학자들은 분석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우리나라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2020년에 발생한 미국과 호주의 대형 산불 등 세계적으로 이상 기후로 인한 문제가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

우리나라는 이러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2019년 Earth system science data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중국, 미국 등과 더불어 탄소배출량 상위 10개국에 속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국가 차원에서는 우리 정부는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8년 대비 40% 감축하고 2050년에는 국내 ‘순배출량 0(넷제로)’을 달성하겠다고 선언했다.

또한 기업차원에서는 탄소배출 감축 및 기업에서 사용하는 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대체하자는 국제적 기업간 협약 프로젝트(RE100, Renewable Electricity 100)도 진행 중에 있다.

특히 해양수산분야에서는 블루카본(Blue Carbon) 및 저탄소, 친환경, 스마트양식이 키워드로 대두하고 있다.

블루카본이란 미세조류 및 대형 해조류 등의 광합성과 같은 해양생태계 작용으로 인한 탄소흡수를 일컫는 것으로 우리나라에서는 2021년 5월 2050 탄소중립위원회를 구성해 연안해역 바다숲 조성을 통한 탄소흡수 시나리오를 설정했다.

더 나아가 천연 해조숲 보호도 병행해 갯녹음 방지 및 연안해역 해조류 복원을 계획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수산자원공단에서는 매년 다양한 모자반류와 켈프를 바다에 이식하고 있으며, 국립수산과학원에서는 동해안에서 사라져가는 냉수성 개다시마, 구멍쇠미역 같은 해조류의 군락 및 종(種)복원에 노력하고 있다.

특히 경북도는 인공어초(魚礁)를 활용한 바다숲(海藻場) 조성사업을 꾸준히 추진하고 바다숲의 면적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있다.

더욱이 블루카본(Blue Carbon) 및 저탄소 친환경 양식에 발맞춰 스마트양식 클러스터를 조성해 친환경 순환여과 양식을 체계적으로 육성해 나갈 계획이다.

또한 국립수산과학원 사료연구센터에서 준비 중인 친환경 양식장 운영과제와 연계해 양식 현장에 저어분 사료를 시범적으로 사용하고 이렇게 생산된 전복, 해삼, 쥐노래미, 가자미류, 도화새우 등의 연안 정착성 종(種)을 방류해 연안 생태계 및 마을어장 회복시켜 나간다는 복안이다.

수온이 급변하고 있는 동해의 연안 생태보존과 회복을 위해 광온성 해조류를 활용해 바다숲을 조성하고 더불어 그 위에 전복류 및 치어와 같은 연안 정착성 종(種)을 방류한다면 건강한 해양생태계를 정착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일회용품 사용하지 않기’ 등의 탄소저감을 위한 개인들의 작은 실천은 우리 모두의 삶의 터전인 바다의 생태계 살리기는 물론 우리 뿐만 아니라 우리의 후손까지 살아갈 지구를 지켜나갈 첫걸음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