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찬 포스코인재창조원 교수•컨설턴트
김종찬 포스코인재창조원 교수•컨설턴트

삼성전자가 한국시간 1월 18일 새벽 3시에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에 위치한 SAP 센터에서 갤럭시 언팩 2024를 통해 새로운 S24 스마트폰을 공개했다. 삼성은 갤럭시 AI를 기반으로 새로운 모바일 시대를 연다는 것을 알리면서 서로 다른 언어로 통화를 할 때 실시간으로 양방향 통역을 지원하는 모습을 시연하였다. 이제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서 가이드 없이도 예술을 느낄 수 있고, 뉴욕 공립 도서관의 호사스러운 자리에 앉아 엽서를 쓰며 지나가는 뉴요커에게 거리낌 없이 말을 걸 수 있다는 뜻이다. 마침내 언어의 장벽이 없어지고 어디든 자유롭게 여행을 다닐 수 있다는 흥분되는 일이 아닐 수 없다.

1849년 쿠바 아바나에서 이탈리아인 안토니오 메우지에 의해 전기 파동 신호를 이용한 통화 방식으로 최초의 전화기가 개발된 이래 전화기는 우리의 일상에서 빼놓을 수 없는 필수품으로 자리매김하였다. 이제는 통신의 비약적인 기술 혁신을 기반으로 통화의 수단을 넘어 다양한 분야와 예술의 영역에까지 영향을 미치면서 우리의 삶을 더 편리하고 안전하게 만들어가는데 기여하고 있으며, 앞으로 더욱 발전된 통신 기술과 기술적 진보가 우리의 미래를 어떻게 변화 시킬지 가늠해 보고자 한다.

휴대폰은 피처폰에서 PDA 폰을 거쳐 현재의 스마트폰으로 진화했다. 피처폰일 때 휴대폰의 광고 포인트는 “와이파이 잘 터져?” 또는 어디서든 통화 가능하다고 하는 전화기의 본질인 “통화 성능”에 있었다. 그 후 스마트폰으로 넘어와서는 더 이상 “통화 기능”은 성능의 바로미터가 되지 못한다. 통화 기능은 뒷전으로 밀리고 카메라 화소나 화면의 크기와 애플리케이션의 기능이 구매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가 되었다. 통화 기능은 부가기능이 되고 스마트폰으로 영화를 본다든지 음악을 듣는다든지 카메라로 영상을 찍고 편집하고, 인터넷을 검색하는 등 완전히 다른 차원으로 진화했다. 거기에 더해 전화기 디바이스 자체만으로 다른 언어권의 사람들과 자유롭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시대가 막 도래한 것이다.

기후변화로 인한 인류에 미치는 영향을 염려한 환경 지표가 중요한 가치로 인식되면서 전기차 역시 마찬가지 길을 가게 될 것이다. 자동차 본연의 이동 수단 외에 자동차를 가지고 무엇을 할 수 있느냐는 또 다른 구매 포인트가 되리라 본다. 2022년 8월 제11호 태풍 힌남노 영향으로 경북 포항시 오천읍 일원을 흐르는 냉천이 범람하여 포항제철소 전체가 정전되고 대부분의 시설들이 물에 잠기는 피해를 입었을 때 전기가 없는 상황에서는 인력과 장비가 무용지물이었다. 이때 직원들의 아이디어로 전기차의 전원을 양수펌프에 공급하여 초기 복구 작업에 엄청난 위력이 발휘되었다는 사실은 자동차가 단순히 이동할 때만 필요한 것이 아니라 차 자체가 또 다른 엔터테인먼트 기능으로 진화했다는 것이 증명되었다.

일본처럼 대규모 지진으로 정전이 되었을 때, 예기치 않은 사고가 터널처럼 외부와 단절된 곳에서 발생했을 때, 전기차는 전원 공급 장치로 활용 가능하여 별도의 전원 공급이 없이 차는 집이나 사무실 기능으로 사용될 수도 있다. 이제는 부가기능이 어떻게 본질 기능을 대체할 것인가가 미래의 경쟁력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