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소방본부의 응급 구조 장면.
바야흐로 봄철이 시작되었다. 이 비가 그치면 사람들은 봄을 느끼려 산행하기를 고대한다. 그러나 아직은 봄과 겨울이 공존하는 시기이다. 모든 것이 부드러워지는 봄에 비해 움츠렸던 사람들의 신체와 정서는 아직은 그렇지 못하다. 이런 시기일수록 각 개인은 산행하기 전에 철저한 사전 준비가 필요하고 등산 설명서를 한 번 더 숙지하고 산행해야 할 것이다.

아무리 사전 준비를 한다 해도 예기치 못한 사고는 일어날 수 있다. 이런 사고에 대비하여 경북소방본부가 포항 내연산과 청송 주왕산에는 안전한 등산을 도우려고 노력하고 있다. 산악안전 지킴이 배치와 산악위치 표지판을 설치하여 안전사고 시 대응능력을 예전부터 도모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그 효력이 불시에 사고를 당한 시민들에게 대단한 도움이 되고 있기에 고생하시는 소방 안전 관계자분들의 노고에 감사하다.

지난해 가을 포항의 한 시민이 내연산 향로봉을 등산하고 내려오다 삼지봉 근처에서 미끄러져 발목이 골절되는 사고를 당했었다. 걸을 수 없는 상태라 주위 나뭇가지와 손수건으로 나름 부목을 만들어 자체 응급조치를 한 후 119에 응급구조 요청을 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옆 산행 동료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가 소방본부에서 설치한 산악위치표지판에 적혀있는 지번과 안내에 적힌 것을 119에 신속하게 신고한 덕분에 사고 위치를 공유하는 데 엄청나게 도움이 되었다. 사고를 당한 시간은 오후 3시쯤이었는데 구조대가 도착한 시간은 오후 5시쯤이었다. 신고에서 도착까지 2시간이 소요 되었다. 응급 구조대가 삼지봉 인근까지 올라오는 시간은 아주 잘 훈련된 119구조대원이기에 망정이지 이렇게 빨리 올라오기가 쉽지 않은 곳이다. 구조대원들도 개인의 체력 차이도 분명히 있었을 것인데 모두 같이 뛰어온다는 것이 정말 안타까웠고 죄송하였다.

사고 후 2시간, 부상한 사고자의 처지에서는 그 시간은 긴 기다림이었다 한다. 한편 온몸이 온통 땀범벅이 되어 올라온 구조대원을 보니 다친 고통보다 미안함이 더 컸다고 한다. 또 한편으로는 날씨는 좋았지만, 오후가 되니 약간의 저체온증도 오고 부상 후 오는 두려움으로 정신은 혼미해지고 그 공포는 엄청났었다고 한다. 사고를 당한 사람들이 보편적으로 느끼는 감정이리라 싶다.

이런 사고자들을 위해 119구조대가 상처를 입은 사람에게 최대한 빨리 접근하여 고통과 두려움의 시간을 최소화하는 방안은 없겠는가? 더구나 사고자 부상을 신속히 조치하여 진행을 멈추어 주거나 나아가 위급한 상황의 황금 시간을 놓치지 않아 귀중한 생명을 살리기 위해서 좋은 방안은 없을까. 험한 산악 속에서 사고자를 도우려고 출동하는 구급대원들의 안전과 노고를 덜어 주는 방법은 없을까.

그날 사고를 당했던 시민은 말한다. 포항의 내연산의 경우 구조대가 더 빨리 오는 방법이 있다. 이는 삼지봉 인근까지 임도가 나 있다. 산악구조 차가 있었다면 이 임도를 따라 구급대원들의 접근성과 기동성이 높아져 앞서 말씀드린 사례처럼 2시간을 기다리지 않아도 된다. 위급한 상황에서 생명을 구할 수 있는 황금 시간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지난 해 산이 많은 충청북도소방본부에서는 도내 5개 지역에 산악구조 차를 배치하여 산악사고 조난구조에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우리 경북도에서도 그리고 포항시와 의회에서도 충분한 논의를 하여 하루빨리 인근 내연산에서 산악구조 차가 누비고 다니며 인명을 구하는데 역할을 다하는 모습을 기대해본다. /박효조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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