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미
빛의 줄기들은 마음이 처음 왔듯
내 얼굴에 가만히 와서
얹히겠지
그 언덕으로, 천천히
부서지고 따스해지는 빛을
만져보며
물결이 일렁이듯
아무 슬픔도 없이
갑자기 눈물을 흘리게 될까
롱샹성당에 나를 데리고 온
신비하고 이상한 그 일이
시인을 감싸는 타인의 마음처럼, 빛은 그의 얼굴 위에 “가만히 와서/얹”히자, 시인은 자신에게 다가온 따스한 빛을 어루만지며, 자신의 몸 위로 물결처럼 번져나가는 빛에 이끌려, “아무 슬픔도 없이//갑자기 눈물을 흘리게 될” 것이다. 빛은 어떤 장소를 다른 장소로, 어떤 사물을 다른 것으로 드러내며 다르게 감각하도록 이끌 터, 이렇게 시인은 ‘롱샹성당’만의 독특한 감각이 불러일으킬 신비를 상상해내고 있다. <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