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충택 논설위원
심충택 논설위원

4·10총선을 50여일 앞두고 여당의 TK(대구·경북) 현역의원 물갈이 작업이 다양한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지금까지 단수공천이나 경선이 확정되지 않은 현역들은 불안감에 밤잠을 설치고 있다.

국민의힘은 20일 현재까지 TK지역 현역 25명 중 4명만 단수공천했고, 11명은 경선 대상으로 분류했다. 대구에선 현역 12명 중 주호영(수성갑) 김상훈(서구) 의원 등 5명이, 경북에선 현역 13명 중 김정재(포항북) 의원 등 6명이 경선대상에 포함됐다.

만약 경선에서 현역들이 모두 승리하면 TK지역에선 최소 15명(60%)이 국회에 재입성할 가능성이 있다. 보통 경선에서는 인지도가 높은 현역에게 유리하다. 그러나 경선대상 지역의 도전자들도 경쟁력이 만만찮아 현역들이 공천을 안심할 수만은 없다. 특히 가산점(정치신인·청년·여성)과 감산점(권역별 하위 10~30%에 해당하는 의원·동일지역구 3선이상 의원)이 적용되는 지역구는 이변이 일어날 확률도 있다.

우선 대통령실과 검사 출신 후보들의 경선결과가 주목받고 있다. 6선에 도전하는 주호영 의원은 정상환 후보와 1대1로 맞붙는다. 경력이 화려한 주 의원에 도전하는 정 후보는 대구지검 특수부장 출신이며, 현재 국민의힘 법률자문위 부위원장과 국가인권위 상임위원을 맡고 있다. 중·남구는 현역 임병헌 의원에 대구지검장 출신 노승권 후보와 박근혜 전 대통령 형사변호인을 맡았던 도태우 후보가 대결한다. 4선에 도전하는 서구 김상훈 의원은 대통령실 행정관 출신인 성은경 후보·대구시 경제부시장 출신인 이종화 후보와 3파전을 벌인다.

포항남·울릉 지역구는 4파전 구도다. 현역 김병욱 의원에 최용규(전 서울중앙지검 부장검사), 문충운(국민의힘 여의도연구원 정책자문위원), 이상휘(전 청와대 춘추관장) 후보가 도전한다. 구미갑에는 김찬영(전 대통령실 법률비서관실 행정관) 후보가 초선 구자근 의원에게 도전한다.

단수공천과 경선 대상에서 제외된 대구·경북 현역 9명은 추가 경선 대상에 포함될 수도 있지만, 컷오프나 지역구 재배치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 관계자도 “단수공천이나 경선이 발표되지 않은 현역 의원은 지역구 재배치와 컷오프 가능성이 모두 열려 있다”고 했다. 공관위가 현재까지 미발표한 지역 중에서 전략공천 지역을 먼저 설정한 뒤 후보자 재공모를 해 자발적인 교통정리를 유도할 수 있다는 말도 나온다.

TK지역 초선 의원 지역구는 대부분 경선대상에서도 제외돼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대구에선 홍석준(달서갑) 류성걸(동갑) 강대식(동을) 양금희(북갑) 이인선(수성을) 의원이, 경북에선 윤두현(경산) 김영식(구미을) 김형동(안동·예천) 박형수(영주·영양·봉화·울진) 의원이 추후 발표를 기다리고 있다.

국민의힘은 현재 TK지역 공천파동을 우려해 현역교체 폭과 속도를 조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개혁공천을 표방한 한동훈 비대위가 공천이 곧 당선으로 연결되는 TK지역에서 어떤 방식으로 새로운 공천문화를 선보일지 그 결과가 궁금하다.